오늘날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는 약 6,500여 개다(사진=셔터스톡)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는 약 6,500여 개다. 그중 2,000개가 1,000명 미만의 인구 규모에서 사용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각양각색의 언어는 어떻게 시작하고 발전했을까?

도일 라이프치히대학 초기아동발달연구센터와 막스스플랭크진화인류학연구소는 최근 연구를 통해 언어의 기원에 대한 심층적인 통찰력을 제시했다.

구어의 기원

미국과학아카데미(NAS)에 따르면, 인간의 문화적, 사회적 삶은 의사소통 능력에 달려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는 수천 개의 자연적인 언어의 기원에 대한 답은 대부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학자들은 언어가 마치 인류 종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발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언어의 탄생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이라도 수화를 통해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다. 상대의 입술을 읽고 대화하는 것을 넘어서, 다른 이들과 더 나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수화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전의 연구들에 따르면, 한 공동체에 청각장애인이 많이 모일수록 수화를 단기간에 개발하는 능력도 높아진다. 대표적인 것이 니카라과 수화다. 이는 중미아메리카 니카라과 서부에 소재한 여러 학교의 청각장애아동이 지난 1980년대부터 자발적으로 개발한 수화를 뜻한다.

이와 관련 라이프치히 초기아동발달연구센터의 공동 저자 마누엘 본은 "사람들은 새로운 언어가 어떻게 단순한 사회적 상호작용으로부터 탄생하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 이는 연구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니카라과 수화는 니카라과 서부에 소재한 여러 학교의 청각장애아동이 지난 1980년대부터 자발적으로 개발했다(사진=셔터스톡)
 

새로운 의사소통 개발 관찰 연구

마누엘 본 연구팀은 새로운 의사소통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해 언어 개발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쳤다.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극복해야 했던 첫 번째 과제는 바로 아이들이 말하지 않고 서로 의사소통을 하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연구팀은 통신 앱인 스카이프를 활용하기로 결정, 아이들이 앱을 사용해 의사소통하도록 장려했다. 연구팀은 아이들과 다른 방에서 이들의 모습을 관찰했는다. 아이들이 비디오 작동 방식에 익숙해지자마자 소리를 몰래 음소거시켜 소리가 들리지 않는 환경에서 어떻게 새로운 의사소통을 개발하려 노력하는지를 관찰했다.

오디오가 꺼지기 전, 연구팀은 아이들에게 실험실의 사진판에 있는 이미지들을 묘사하도록 요청했다. 사진 옆의 빨간색 화살표를 표시해 사진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파트너에게는 사진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아이들은 동작을 취해 묘사하는 방법을 택했다. 가령 포크를 설명해야 할 때는 먹는 제스처를 취해 해당 동작을 신속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후 연구팀은 보다 추상적인 이미지를 대상으로 삼았다. 가령 '비어있는' 혹은 '아무것도 아닌' 등의 단어를 도입했다. 아이들은 오디오 없이도 작업을 마스터할 수 있었다. 한 예로, 설명을 맡은 한 아이가 포즈를 취했지만 파트너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표현하자, 아이는 파트너의 옷을 당겨 옆으로 데리고 온 뒤 흰색 점들을 가리키는 방식이었다.

역할이 바뀌었을 때는 설명하는 아이의 셔츠에 흰 점이 없었지만 앞서 했던 파트너의 행동을 모방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상대 아이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를 단시간에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소지역 문법의 탄생

실험에서는 또한 이미지가 복잡해지면서 연출되는 제스처도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특정 액션에 대한 별도의 제스처와 설명하는 아이가 취하는 제스처가 생겨난 것. 즉 아이들은 일종의 '소지역 문법(Small Local Grammar)'을 개발한 것이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언어가 다음과 같은 단계를 통해 탄생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 가장 먼저 사람들은 그 물체나 행동을 닮은 표지를 통해 물체 및 행동에 대한 참조를 만든다. 

- 둘째로 파트너 혹은 의사소통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모방하는데, 여기서 만일 파트너가 동일한 것을 전달하려는 경우 동일한 표시가 사용된다. 점차 이 표시는 의사소통하는 두 사람의 대인 관계적이고 전통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 사물과 기호가 더욱 추상적이면서, 기호는 보다 구체화되고 의사소통 시스템에 문법적인 구조가 도입된다.

연구팀은 소지역 문법을 만드는 과정이 불과 30분 안에 일어났으며, 참가자들은 통제된 환경에서 관찰됐다고 부연했다.

 

전 세계 언어 규모

세계언어목록 에스놀로그에 따르면, 원어민 수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는 만다린 중국어(원어: 8억 7,800만 명, 제2외국어: 1억 78만 명)다. 이어 ▲힌디어(원어: 3억 7,000만 명, 제2외국어: 1억 2,000만 명) ▲스페인어(원어: 3억 5,000만 명, 제2외국어: 7,000만 명) ▲영어(원어: 3억 4,000만 명, 제2외국어: 5억 1,000만 명) ▲아랍어(원어: 2억 600만 명, 제2외국어: 2억 4,000만 명) ▲포르투갈어(원어: 2억 300만 명, 제2외국어: 1,000만 명) ▲벵골어(원어: 1억 9,600만 명, 제2외국어: 2억 1,500만 명) ▲러시아어(원어: 1억 4,500만 명, 제2외국어: 2억 5,500만 명) ▲일본어(원어: 1억 2,500만 명, 제2외국어: 100만 명) ▲독일어(원어: 1억 100만 명, 제2외국어: 1억 2,800만 명) 순이다.

독일어 이후 순위로는 ▲펀자브어 ▲자바어 ▲한국어 ▲베트남어 ▲텔루구어 ▲마라티어 ▲타밀어 ▲프랑스어 ▲우르두어 ▲이탈리아어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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