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미술이 사람의 공감 및 시간 감각을 바꿀 수 있으며 자잘한 일상은 괘념치 않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콜럼비아대학 심리학과 셀리아 더킨 박사 연구팀은 예술이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감정적으로 좋은 생각을 환기시키고 미적 경험을 만들거나 심지어 치료 효과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추상미술이 구상미술보다 다른 인지 상태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재현예술이나 구상미술은 실제 세계의 사건이나 대상을 표현하기 때문에 추상미술에 비해 쉽게 인식이 가능하다. 건물, 과일, 사람이나 여러 가지 사물을 그린 것이 재현예술의 일례다.

인지 연구와 예술 이론의 격차 해소하기

더킨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인지 연구와 예술 이론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자 했으며, 해석수준이론(CLT)을 사용해 실험했다.

사회심리학에서 CLT은 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 즉, 심리적, 일시적, 물리적으로 보다 가까이 위치한 물체보다 추상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제시된다. 예를 들어, 1년 이내에 휴가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다소 추상적일 수 있다. 언제 어디로 가야 할지 궁금해하기 시작할 수 있다. 반면, 바로 다음 주에 휴가를 간다면 생각은 보다 구체적일 수 있다. 바로 어디에서 머무르고 유명한 음식점은 어디일지 궁금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재현예술 대 추상예술로 유도된 해석 수준을 측정하고 연구 참여자 840명에게 예술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을 해볼 것을 요청했다. 피험자들은 피트 몬드리안, 마크 로스코, 클리포드 스틸, 척 클로스의 회화 작품 21점을 살펴봤다. 예술작품은 세미 재현예술부터 구상미술, 순수 추상미술까지 다양했다.

추상과 심리적 거리(공간 또는 시간)의 연관성을 평가하기 위해, 더킨과 연구팀은 피험자에게 예술작품을 코너에”, “1년 안에”, “내일”, 또는 다른 지역으로 표현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피험자들의 반응에서 패턴을 찾았다.

 

추상미술을 살펴본 피험자들은 회화를 멀리 떨어져 있거나 미래에 존재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이들은 추상미술 회화를 다른 지역혹은 “1년 내에라고 표현했다. 반면, 재현미술을 조사한 피험자는 회화를 코너에또는 오늘로 표현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추상미술이 심리적 거리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사물을 개념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다.

더킨 박사와 연구팀은 회화를 보는 사람의 주관적 경험이 예술 작품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술은 감상하는 사람의 정서적 또는 인식적 참여도가 없다면 불완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관적으로, 추상미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연상부터 인식까지 다양한 인지적 과정이 동반된다. 인식 과정은 예술의 추상 수준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미지가 모호할수록 작품이 더 추상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시 말해, 보는 사람이 작품에 가치와 효용성,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프네 쇼하미 박사는 예술은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 상태에 영향을 미치고 예술을 즐기는 정도를 넘어서 사건을 인식하고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바꾸게 된다고 설명했다.

 

2015년 예루살렘음악무용아카데미의 레르 아비브 박사는 추상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조사했다. 아비브 박사를 사로잡은 연구 결과 중 하나는 두뇌가 보상 시스템과 연관이 있는 활동을 필요로 하는 재현예술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관찰자는 재현예술을 보다 흥미로운 예술로 분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추상회화는 보다 긍정적인 감정을 환기했다. 아비브 박사는 두뇌가 약간의 도전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프리랜서연맹(Freelancers Union)이 발표한 또 다른 fMRI 연구에서는 초상화, 풍경화, 정물화가 구체적인 카테고리 내에서의 활동을 환기했으며 두뇌의 특정 영역에 국한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반면, 추상미술은 두뇌 활성에서 특별한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대신에, 예술의 모든 카테고리에 의해 활성화되는 두뇌 부위에서 반응을 활성화시켰다. 두뇌가 추상회화를 어떠한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감상자가 재현예술을 바라볼 때는 세부내용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추상회화를 바라보는 두뇌는 특정한 사물에 집중하는 대신에 회화의 전체를 스캔하게 된다. 추상미술이 연관성, 기억 또는 감정과 거의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다른 종류의 보상을 줄 수 있다. 아비브 박사는 두뇌가 추상미술을 바라볼 때 새로운 감정 경로와 연관성이 탐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뇌에 새로운 창의적인 연결고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콜럼비아대학 연구팀의 이번 결과로 재현예술과 추상미술이 두뇌의 인식 능력에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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