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교통 소음이 수면 장애, 두통, 피로, 스트레스, 호르몬 이상, 고혈압, 심장 질환 같은 건강상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더 나아가, 옥스포드대학 연구팀은 도로 교통 소음과 비만 간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매우 번화한 도로 인근에 거주하는 등의 이유로 도로 교통 소음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비만의 주요 지표인 허리둘레 치수와 체질량지수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도로 교통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가장 심각한 수준의 소음 공해로 손꼽힌다. 과거에 무분별하게 실시된 도시 계획 때문에 현대 도로 교통 소음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와 가정, 사무실, 병원, 지역사회의 건물들이 적절한 방음장치 혹은 완충 구역 없이 주요 도로와 가깝게 세워져 있다. 중대형 자동차와 오토바이, 기타 여러 가지 차량 등으로 교통량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소음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옥스포드대학의 차이 유통 박사와 연구팀은 환경 스트레스 요인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높이고 내분비계 기능을 망가뜨리며 수면 박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요인은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2006~2013년 영국과 노르웨이, 네덜란드에서 약 5만 명을 모집한 후 모집 시점에 허리둘레와 체질량지수를 측정하고 비만 상태를 분석했다.

세 그룹을 대상으로 표준화 유럽형 소음평가체계를 사용해 24시간 도로 교통 소음에 노출된 주거인지 도식화했다. 노르웨이와 영국에서는 도로 교통 소음과 체중 간의 연관성을 발견했지만, 영국에서는 찾지 못했다. 연구로 도로 교통 소음과 비만 유병률의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었지만, 다른 유럽 국가에서 이전에 시행됐던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레스터대학의 안나 한셀 교수는 원치 않는 소음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수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에 발표된 여러 연구에서는 교통 소음이 당뇨병과 심장 발작 같은 일반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옥스포드대학 연구팀은 개인 수준에서 비만을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건강한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박사는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 소음 노출을 감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환경 정책을 도입하면 비만과 같은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셀 교수는 비행기 소음 등을 포함해 다른 소음 원인과 그것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체중과 소음 간의 연관성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1975년 이후 전 세계 비만 유병률은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6년 기준, 19억 명 이상의 성인이 과체중 상태였으며 65,000만 명이 비만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체지방지수가 30이상인 경우를 비만으로 간주했다.

현대에 들어 비만은 전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건강 문제 중 하나다. 심지어 성인 비만은 영양실조 상태보다도 더 일반적인 현상이다.

 

세계에서 소음공해가 가장 심각한 도시는 광저우이며 그 다음으로 델리, 카이로, 뭄바이, 이스탄불, 베이징, 바르셀로나, 멕시코시티, 파리, 부에노스아이레스, 모스크바, 상하이 순이다. 반면, 가장 조용한 도시 톱 5는 모두 유럽에 위치해 있으며 취리히, 비엔나, 오슬로, 뮌헨, 스톡홀름이 포함된다.

한셀 박사 연구팀은 세계가 곧 팬데믹 상태에서 회복돼 각국 정부가 도로 교통 상태를 정비하고 공공장소를 조용하고 안전하며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정책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이 박사도 대기오염은 이미 보건 위기로 간주되고 있지만 교통 소음도 대기오염만큼이나 중요한 보건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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