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연구팀이 농작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해충을 유인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농가에서는 살충제를 사용해 잡초를 제거하며 해충과 질병을 관리한다. 전통적인 살충제는 농업 환경을 급속히 악화시키며 특정 해충에는 작용하지도 않는다. 이로 인해 유익한 곤충이 사라지고 있으며 환경이 오염되고 해충억제제품의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배스대학의 화학자와 화학엔지니어 연구팀은 금속유기체계(metal-organic framework, MOF)라는 분자 스폰지를 개발했다. 개미 호르몬을 빨아들인 후 다시 배출해 해충을 서서히 유인한 후 덫을 만든다.

연구팀은 작물 전체에 살충제를 살포하기보다는 이 같은 미끼를 농가의 특정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살충제는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부작용을 유도해 면역계, 신경계, 생식계 등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살충제를 개발한 후 사용을 승인하기 이전에 가능한 모든 영향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연간 살충제를 가장 많이 사용한 국가로 중국(2017년 기준 177만 톤), 브라질(377,176), 미국(407,779), 아르헨티나(196,009), 우크라이나(78,201), 캐나다(9839) 등이 있다. 살충제를 최소한으로 사용한 국가는 코모로스, 콩고, 파키스탄 등이다.

페로몬 분자 운동의 시뮬레이션

배스대학과 서섹스대학 연구팀은 어떤 구조가 최적의 속도와 용량으로 호르몬을 배출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MOF의 작은 구멍 속에서 개미 페로몬 분자의 이동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계산 모델을 활용했다. 기본 체계 구조 내의 화학 그룹을 바꿔가면서 조사한 결과, 개미 페로몬의 배출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이 방법으로 화학물질을 며칠 혹은 몇 달의 주기로 배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브라질의 유칼립투스 농장에서 현장실험을 실시했고 페로몬을 채운 MOF가 개미를 덫으로 유인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개미 및 흰개미를 포함해 땅에서 먹이를 찾는 수많은 사회성 곤충은 추적페로몬을 가지고 있다. 반면, 추적페로몬을 가지고 있는 비사회성 곤충은 극히 드물다. 추적페로몬은 곤충이 먹이를 찾기 위해 경로를 표식하는 데 사용되는 호르몬이다.

 

앤드류 버로우 교수는 이전에도 곤충 페로몬을 사용해 해충을 유인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곤충 페로몬은 매우 변동성이 심해 효과가 장시간 지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MOF 분자 스폰지로 개미 페로몬을 스폰지 구멍에 저장할 수 있게 됐으며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배출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곤충은 보통 이에 반응할 것이라고 버로우 교수는 말했다. , 금속유기체계에서 배출되는 페로몬에 곤충이 반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가치가 높은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소규모 농장에서 이 방법이 기능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작물에 살충제를 살포하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연구팀은 다른 곤충의 화학물질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며 과일에 흠집을 내는 나방을 억제하는 데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서는 농지 면적당 수확되는 농산물 양이 다양하다. 2018년 기준, 영국의 감자 수확량은 헥타르당 35.91톤이었으며 밀 7.75, 보리 5.72, 2.80톤이었다. 한편, 영국 전역에서는 완두콩나방이 매우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으며 이 해충으로 인해 작물의 품질에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오리건주립대학의 폴 젭슨 교수와 연구팀은 위험이 적은 살충제 선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그리고 농작물 생산에 과도한 결과를 줄이면서 환경, 건강, 경제적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통합해충관리(integrated pest management, IPM) 방법을 제시했다.

과거 몇 년 동안, 특정한 해충을 표적으로 하는 살충제가 상당히 많이 개발됐다. 그 결과, 표적이 된 해충이 새로운 환경으로 확산되거나 새로운 조건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미국 환경보호청은 농가에 살충제 제품 라벨에 명시된 모든 요건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안전을 위한 배수구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있는 살충제의 라벨에는 이 화학물질은 지하수에서 감지될 수 있는 화학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

 

살충제의 또 다른 문제점은 해충 개체의 민감성에 내성이 생기는 것이다. 내성이 생긴 해충은 전체 개체에서 극히 일부더라도, 살충제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면 내성 개체를 양산해 생존경쟁 없이 무한 증식이 가능해진다. 그 결과 몇 세대를 거쳐 지배적인 집단이 될 수 있다.

배스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금속유기체계는 농작물 보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돼 향후 농가에서 지나치게 많은 양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농작물 생산량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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