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위험이 따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타인의 SNS 게시물에 대한 댓글 수나 '좋아요' 수가 많은 것을 보고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인간 행동과 컴퓨터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사용은 어린이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노르웨이과학기술대학의 실리에 스타인벡과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이상화된 자기표현을 보여주는 사진에 광범위하게 노출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어린이 및 청소년의 자존감 형성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 참여와 자존감의 상관관계

연구진은 10, 12, 14세의 소셜미디어 사용자 725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에게 외모 자존감, 물리적 자아상 등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자기 인식 프로파일링을 시도했다.

연구진은 또한 청소년과 아동의 사회적, 심리적 발달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인 트론드하임 얼리 시큐어 스터디(Trondheim Early Secure Study)의 데이터를 사용해 참가자들이 4세 때부터 부모 및 교사들에 의해 기록된 정보를 수집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의 40% 이상이 10세부터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사용했다. 2년 후인 12세가 되면 소셜 미디어 사용자 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 참가자의 나이가 14세인 경우에는 95%가 이미 페이스북을 사용 중이었고, 70~80%가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을 사용 중이었다.

타인지향적, 자기지향적 소셜 미디어 사용

자아상과 소셜 미디어 사용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이미 여러 차례 진행된 바 있다. 다만 이전 연구에서는 소셜 미디어의 종류가 정확히 명시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진행할 때 타인지향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과 자기지향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을 구분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셀카, 혹은 자신과 관련된 사진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자기지향적 소셜 미디어 사용이다. 반면 다른 사람의 포스트에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것은 타인지향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이다. 그런데 문제는 타인의 '완벽한' 사진을 보는 청소년들이 이상적인 자아상에 끊임없이 노출되면서 자존감 하락의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되는 사진 중 대부분은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으로 보정된 것이다. 그러나 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해당 인물의 실제 모습이라고 착각하고, 타인의 완벽함과 자신의 결점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자존감이 점점 떨어진다. 반면 자기지향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자존감 하락 문제를 겪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기지향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에도 문제점은 있다. 자기지향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올린 사진에 달리는 댓글과 '좋아요'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피드백의 수명은 짧은 편이다. 연구진은 2년 후 각 개인의 자존감에 대해서도 조사했는데, 자기지향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을 하는 사람들은 댓글이나 '좋아요' 등 팔로워의 반응이 줄어들거나 악플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달릴 경우 자아상에 악영향을 받았다.

또한 연구진은 외모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셀카를 올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진은 이런 영향이 남학생이 아닌 여학생에게서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남학생의 경우 자기지향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을 하든, 타인지향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을 하든 소셜 미디어 사용법이 자존감이나 자아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부분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 소셜 미디어를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여성의 신체 이미지에 대한 고정관념이 남성의 신체 이미지에 대한 고정관념보다 크기 때문에 여학생들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진국의 거의 모든 청소년(94%)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스냅챗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많은 사용자가 자신의 셀카를 게시한다. 또 다른 사람의 사진이나 동영상에 댓글과 '좋아요'를 달며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이 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온라인 플랫폼은 유튜브(85%) 인스타그램(72%) 스냅챗(69%) 페이스북(51%) 트위터(32%) 텀블러(9%) 레딧(7%) 등이었다.

청소년들은 소셜 미디어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갖고 있었다. 청소년의 45%는 소셜 미디어가 또래에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소셜 미디어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청소년 중 40%는 소셜 미디어를 주로 친구나 가족과 연결되기 위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16%는 뉴스 정보를 얻기 위해, 15%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나기 위해, 9%는 재미를 위해, 7%는 자기 표현을 위해, 5%는 타인의 지지를 얻기 위해, 4%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사용했다.

반면 소셜 미디어의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답한 청소년들 중 27%는 소셜 미디어가 왕따나 사이버 불링, 괴롭힘, 루머 확산 등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17%는 사람 대 사람의 접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좋지 않다고 답했고 15%는 타인의 삶에 대한 비현실적인 관점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14%는 주의 산만 또는 중독, 12%는 또래 압력, 4%는 정신 건강 문제, 3%는 심리적 문제 등을 꼽았다.

또래와의 관계 구축과 건강한 자존감 키우기는 아동과 청소년 발달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아동 및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아동 및 청소년이 안전하고 건전하게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지침을 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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