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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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대표적인 스파 브랜드, '자라(Zara)'의 모기업인 '인디텍스(Inditex)'는 자사 브랜드에 친환경적이고 재활용 가능한 폴리에스테르, 리넨, , 유기농 소재만 사용한다고 공표했다. 이 방침은 자라뿐만 아니라 '버쉬카(Bershka)', '풀앤베어(Pull&Bear)' 브랜드에도 적용됐다. 이에 대해 환경 전문가는 친환경 소재에만 국한하지 않고 더 포괄적인 의미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패스트패션'이란 대규모 의류 기업이 최신 트렌트를 즉각 반응해 빠르게 제작하고 유통시키는 의류를 의미한다.

캐나다 라이어슨대학 부설 패션스쿨 부교수 애니카 코즐로스키는 "패스트패션 업계에서 친환경을 위한 노력에는 문화적 변화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라에서 모든 제품과 포장재를 재활용 소재로 사용한다고 밝혔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견해가 많다. 자라는 1년간 약 45,000만 벌의 의류를 생산하며, 매주 500가지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다. 1년으로 환산하면 2만 가지에 달한다. 한두 번 입고 버리는 패스트패션 특성을 고려해보면, 어마어마한 제품 생산량은 엄청난 의류 쓰레기를 낳는 셈이다.

의류 및 유통업계에서 자라의 이 같은 빠른 생산능력은 '놀라운 업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대량 생산해내는 의류가 결국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2000년과 비교해 2014년의 전 세계 의류 소비량은 두 배에 달한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의류를 다수 구매한 결과다. 또한 러시아, 멕시코, 인도, 중국, 브라질의 의류 소비량은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의 의류 소비량에 비해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신흥 경제국의 의류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해당 국가에서의 의류 산업에 따른 환경훼손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즐로스키 부교수는 "의류를 재활용하는 것은 새 의류를 생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후 및 환경 컨설팅 기업, 글로벌효율지능(Global Efficiency Intelligence)에 따르면, 의류나 섬유 산업 모두 대규모 공장을 통해 의류를 생산하기 때문에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전체 제조업의 에너지 사용률 중 의류 및 섬유산업의 에너지 사용률은 4%에 달한다. 특히, 직조 및 혼합 공정에서는 전기에너지, 마감과 인쇄 등의 습식 공정에서는 연료에너지가 대량으로 사용된다.

섬유 소재 1kg을 가공하려면 평균적으로 100~150의 물이 필요하다. 통계에 따르면, 의류 업계에서 매년 염색하는 직물 양은 약 280kg에 달한다. 가공하기 위해서는 5의 물이 필요하다.

결국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한다고 해도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섬유를 가공하고 의류를 생산하는 것만으로 천연자원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2018년 글로벌 환경 기관인 '유엔 환경국(UN Environment)'"패스트패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패션산업이 전체 산업 중 두 번째로 물이 많이 필요한 산업이다. 해상 운송과 국제 항공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지적했다. 합성섬유의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바다 오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합성 미세섬유는 매년 약 10만 마리의 해양생물의 죽음에 기여한다.

(사진=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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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산업이 지구 토양을 훼손한다는 주장도 있다. 양모를 얻기 위해 양을 기르고, 캐시미어를 얻기 위해 염소를 기르는 것은 목초지 훼손을 불러일으킨다. 세계적으로 토양퇴화는 농업(28%), 산림 벌채(30%), 방목(35%)으로 인해 발생된다.

매년 7,000만 그루의 나무가 옷을 생산하기 위해 잘려나간다. 비스코스와 레이온 원단의 30%는 고대 원시림이나 환경보호 산림에서 채취된 나무들로 제작된다. 만약 토양퇴화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향후 20~50년 사이 식량 생산량이 30% 줄어든다는 예측도 나와 있다.

한두번 입고 의류수거함에 넣은 옷들은 대부분 쓰레기로 전락한다. 각종 브랜드에는 어마무시한 재고가 쌓이고 세일을 해도 팔리지 않은 제품은 소각하게 된다. 친환경 소재, 재활용 소재로 제작하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제는 소비자도 경각심을 가지고 소비를 자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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