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물 부족 위기를 겪는 케이프타운(사진=The Atlantic 유튜브 캡처)
심각한 물 부족 위기를 겪는 케이프타운(사진=The Atlantic 유튜브 캡처)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이 물 부족 위기가 심각해 데이제로(Day Zero)에 직면한지 3년째다. 전 세계인의 25%가 데이제로에 처해있으며, 데이제로 상황은 여러 국가로 퍼질 수 있다는 보고가 발표돼 충격을 준다.

데이제로란 물이 완전히 바닥날 정도로 가물어서 하루 물 사용량이 ‘0’에 가까운 상태를 말한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경우 몇 년째 가뭄이 이어져 데이제로 상태에 놓였다. 결국 2018년에는 하루 물 사용량을 50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50는 샤워를 90초만에 해야 하고 변기 물은 1~2번밖에 내릴 수 없는 양이다.

20184월 데이제로에 근접하자 주민들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물 부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물을 받기 위해 몇 시간이고 줄을 서야 했다. 당국은 400만 명에 달하는 주민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200개소의 물 공급 센터를 꾸려 1인당 하루에 2분간 샤워할 수 있는 양의 물을 제공했다.

1년이 지나고 케이프타운은 물 부족 위기를 극복했지만, 당국과 주민들은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계속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케이프타운은 물의 보존 방식과 효율성을 향상하는 조치를 통해 물이 동나는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물 부족 위기를 모면한 결정적인 이유는 농업용수를 케이프타운에 공급한 것이었다.

대재앙은 모면했지만 현재도 상황은 여전히 끔찍하다. 주민들은 하루에 1인당 50리터의 물만 사용할 수 있다. 도시 관계자는 "하루에 1인당 50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양"이라고 설명했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이상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며, 당국은 또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심각한 물 부족 위기를 겪는 케이프타운(사진=The Atlantic 유튜브 캡처)
심각한 물 부족 위기를 겪는 케이프타운(사진=The Atlantic 유튜브 캡처)

 

현재 아프리카 대륙 전체 주민의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47. 아시아는 95, 영국은 334, 미국은 578에 달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아프리카의 물 부족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아프리카 대륙의 66%가 건조한 땅이기 때문이다. 부족한 강우량 또한 한 몫한다.

특히, 사하라 이남 지역의 주민들은 물 접근권이 좋지 않다. 이들의 1인당 연간 물 사용량은 1,000리터도 되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 시간 115명이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다.

북아프리카 지역의 물 접근율이 92%인 반면, 사하라 이남 지역의 물 접근율은 60%에 불과하다. 사하라 이남 지역에 거주하는 8억 명의 인구 중 40%는 안전한 식수를 마시지 못한다.

호주 멜버른도 1997년부터 2010년까지 물 부족 위기를 겪은 후 물 소비량을 이전보다 50% 줄였다.

멜버른 주민은 1997년 매일 167,000의 물을 소비했으나, 2011년에는 86,000로 줄였다. 2016년 멜버른 주민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166로 조사됐다. 물 부족을 겪기 이전인 2009년 초 케이프타운 주민의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225였다.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데이제로의 원인은 기후변화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이산화탄소가 지금 수준이나 더 많이 배출될 경우 데이제로가 10년 이내에 세계 곳곳에서 2~3년마다 발생할 수 있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남미, 남유럽,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남부가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자원연구소도 기후변화로 물 부족과 가뭄이 심해져 다른 도시에서도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보고했다. 케이프타운의 데이제로와 같은 위기는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계속되는 대가뭄과 기후위기, 인구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세계 어디든 물전쟁을 치르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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