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베스티 야말 방송
사진=베스티 야말 방송

지난해 7월 러시아 방송사 베스티 야말은 촬영 중 시베리아 남부 야말반도 상공에서 새로운 싱크홀을 발견했다. 이에 러시아 과학자는 탐사대를 조직해 17호 싱크홀 조사에 나섰고, 7개월 만에 시베리아의 수수께끼가 풀렸다.
 
러시아 북극권 야말반도와 기단반도에 거대한 싱크홀이 발견되기 시작한 때는 2013년이다. 러시아 국립 과학 아카데미 석유, 가스연구소 바실리 보고야 슬렌스키 박사에 따르면, 50m 깊이로 추정된다. 이 구덩이는 마치 인위적으로 뚫고 깎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싱크홀 형성 과정은 지하에서 유입되는 기체로 인해 영구동토층에 속에 빈 공간이 형성된다. 이곳의 기체가 축적되면 기압이 높아지고, 지표면이 부풀어 오른다. 이렇게 생긴 언덕은 ‘핑고(Pingo)’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낮은 기온이 유지되어 얼음으로 구성된 영구동토층이 단단하면 이 핑고도 안정적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아 지표면이 약해지면서 높은 기압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빈 공간이 드러난다. 이러한 현상을 하이드로라콜리스 (Hydrolaccoliths)라 부른다.
 
발생 원인에 대해서 기후 변화의 관계가 제기되면서 연구진은 드론 촬영과 3D 모형 제작,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다. 이번 17번째 싱크홀은 보존 상태가 좋아 조사를 벌인 시점에서 싱크홀 속에 물이 고여 있지 않아서 화학적으로 분해되지 않은 신선한 구덩이를 조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싱크홀 내부를 드론으로 촬영한 사례도 처음이었다. 드론은 지하 10~15m 깊이까지 도달해 메탄가스가 쌓인 지하 공동의 현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얼음 속 공동에 메탄가스가 차서 땅이 융기하고, 커져서 폭발을 일으키며 얼음의 파편을 뿌려 거대한 싱크홀을 형성한다는 가설을 세웠었는데, 이 가설이 입증되었다. 하지만 아직 메탄가스가 어디서 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땅속 깊은 층에서 발생했거나, 지표 근처에서 발생하거나 이 두 가지 모두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위성 영상의 분석으로 싱크홀이 발생한 시기도 알아냈다. 융기한 지표가 지난해 5월 15일~ 6월 9일 사이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시기는 1년 중에서도 태양광 에너지의 유입이 많아 그것이 원인이 되었고, 눈이 녹아 지면의 상층부가 온난화로 토양의 성질과 반응이 변하게 했다고 밝혔다.

영두동토는 천연의 거대한 메탄 저장소로 열을 가둬둔다. 메탄가스가 지구를 온난화하는 위력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크게 작용한다. 북극권은 세계 평균의 2배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 중으로 뚜껑 역할을 하는 영구동토층이 여름철 온난화의 영향으로 느슨해지면서 가스를 방출하기 쉬워진다.
 
영구동토의 토양은 대기 중의 2배나 되는 탄소를 가둬두고 있는 제기도 나오고 있어 이 지역의 온난화 대책은 지극히 중요하다. 이에 연구를 주도한 러시아 스콜코보 공과대 예브게니 추빌린 박사는 “기후변화는 북극권의 영구동토에 가스 분출 구덩이가 출현할 가능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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