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열대과일 중에 하나인 바나나는 철분과 칼륨, 비타민 등 영양학적으로 우수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과일이다. 옛날에는 고가의 과일이었기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아니었다. 어르신 중 옛날엔 바나나가 훨씬 달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실제로 어르신의 과거 추억에 의한 착각이 아닌 옛날의 바나나는 현재보다 훨씬 달았다고 한다. 또한, 미래에는 바나나를 못 먹게 될 수 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일까?

 

전 세계적으로 수백 종의 바나나가 자라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바나나 중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게 되는 바나나는 단 1종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캐번디시품종인데, 1950년대까지는 그로미셀이라는 품종의 바나나를 먹었다고 한다. 이 품종은 맛과 향이 진할 뿐만 아니라 껍질이 두꺼워 장거리 운송과 무역에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상품가치가 높게 평가 되었다.

 

하지만 파나마병이 유행하면서 문제가 생겼는데, 파나마병은 곰팡이의 포자가 물과 흙을 통해 바난 뿌리에서 감염되는 병이다. 바나나 암이라 불릴 만큼 바나나에게 치명적인 병이다. 이 병에 감염되면 잎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말라죽게 된다. 파나마병에 저항성이 없었던 그로미셀 바나나는 집단 폐사하면서 1960년대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 후 1960년대 중반, 파나마병에 저항성이 있는 캐번디시 품종을 찾게 되었다. 그로미셀 바나나보다 크기가 작고 맛과 향도 떨어지는 품종 이였지만 지속적인 바나나 생산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이 캐번디시 품종이 현재까지 우리가 먹고 있는 바나나 품종이다.

 

그로미셀 품종의 바나나가 어떤 맛이었을까. 실제로 우리가 사먹는 바나나우유 맛이 그로미셀 품종의 바나나 맛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캐번디시 품종도 멸종 위기에 처했다. 변종 파나마병을 일으키는 곰팡이 균이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2013년 중동의 요르단까지 퍼져나갔다. 2015년에는 호주와 아프리카 모잠비크, 그리고 바나나 최대 생산국인 인도에서도 발견되었다. 2019년에는 전 세계 바나나 수출물량의 80% 생산하는 중남미 지역에서도 발견되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인데, 바나나 최대 생산국 10개국과 인도는 1961년 이후 꾸준히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바나나병을 유발하는 곰팡이가 더욱 빨리 확산되기 때문이다. 이 병을 아직까지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대로라면 바나나는 2050년에 멸종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전 세계 모든 바나나가 유전적으로 한 개체인 셈으로 치명적인 질병 하나로 멸종 위기로 몰릴 수밖에 없고, 결국 바나나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질병을 이겨낼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진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을 고려해 최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곰팡이 내성을 부여하고 있다. 외부 유전자를 주입하지 않고 자체 유전자로 교정한다는 점에서 GMO와 다르며, 데일 교수는 2023년이면 신품종의 바나나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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