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사측이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사원이 같은 부서 상사 4명에게 2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이들 4명을 경찰에 고소해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이번 사태에도 포스코의 수장인 최정우 회장은 제대로된 조치없이 해외출장길에 올랐다"며 "사측이 피해자를 2차 가해했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포항제철소에 근무하는 20대 여사원 A씨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오후 같은 건물에 사는 포항제철소 같은 부서 남자 선임 직원이 술을 먹고 집으로 찾아와 뇌진탕이 걸릴 정도로 때린 데 이어 성폭력까지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이 부서 내 단 한명 뿐인 여성이어서 수년 동안 직장 내 성희롱과 성추행에 시달렸다고 강조했다.

참다 못한 A씨는 지난 해 말 같은 부서 직장 동료 1명을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회사에 신고했다. 하지만 비밀유지는 커녕 되레 부서 내 왕따와 험담 등 2차 가해로 고생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으로 다른 부서로 발령났지만 3개월만에 원래 부서로 돌려 보내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A씨는 "회식자리에서 옆으로 오라고 해 술을 강요하고 허벅지 안쪽을 만졌다"며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가족들이 대기업인 포스코에 들어간 것을 자랑스러워해 했기 때문에 결국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태에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입장문을 통해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 역사상 최악의 집단 성추행,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며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정우 회장은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이는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회는 "피해 여성은 1차 감사에서 성 관련 문제를 제기했으나 타 부서로 전출됐다가 불과 3개월 만에 현업부서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복귀했다고 한다"며 "이는 고용노동부 성 윤리지침에 위반되는 행위로 결과에 따라 사측이 피해자를 2차 가해했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또 "조사 과정에서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피해자의 신분이 공개돼 동료직원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등 고통을 겼었으며 극단적 행동을 할 만큼 괴로웠다고 한다"며 "포스코 직장 내 성희롱예방지침에는 외부인사가 참여할 수 없게 돼 있는 등 내부에서 사건을 수사하고 종결한다면 공정성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이번 사태의 원인은 포스코의 군대식 조직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며 "부서 내 모든 문제를 직책보임자에게 책임을 물어 중징계하는 연좌제 문화로 인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야 함에도, 중간관리자들은 징계를 피하고자 사건을 무마하거나 축소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회는 "내부의 성, 비리, 윤리 문제 수사에 대한 공정성이 없고 처벌에 대한 형평성도 없는 곳이 포스코"라며 "이번 사태로 글로벌기업 포스코의 위상이 추락하고 기업 이미지에 먹칠한 최정우 회장은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