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에 시달리는 동안 초콜릿의 유혹이 커지는 것은 사회적 현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북미권 여성들 사이에서 월경 전후 초콜릿에 대한 식욕이 증가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으로 이해된다.

지금까지 월경 전후 초콜릿 식욕증가 현상은 호르몬 수치의 변화와 일부 영양소의 결핍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런데 이를 생물학적 원인보다는 문화사회적 현상으로 설명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달콤한 음식을 원하는 현상은 여성들에게 주로 일어나며 특히 월경전증후군(PMS)와 맞물려 더욱 빈번해진다. PMS는 매월 일정한 날, 일반적으로 월경 직전에 여성의 감정, 신체적 건강, 그리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PMS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연구자가 월경 주기가 시작될 때 호르몬 농도의 변화가 원인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매월 월경 시기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증가한다. 이들 호르몬의 증가는 변비, 설사, 불안, 과민증 및 우울증 등의 중상을 일으키는 PMS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저널에 실린 새로운 연구는 뉴욕주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여대생 275명을 대상으로 초콜릿에 대한 식욕, 문화, 생리전증후군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연관성을 살폈다.

연구팀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출생한 부모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하여 성장한 미국 출신이 아닌 참가자, 또는 영어 이외의 언어로 성장한 참가자들을 나눠 조사를 실시했다.

이 실험에 참여한 여대생들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25개국의 각기 다른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의도적으로 미국 국적을 가진 학생뿐 아니라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학생들도 모집했다.

이 학생 중 상당수는 각자의 모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했고,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성장해 왔다.

설문조사 분석 결과,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미국에서만 생활한 학생들보다 생리주기가 초콜릿 식욕과 연관이 있다는 고정관념이 없는 편이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영어 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자란 여학생의 41%, 미국에서 태어났고 영어를 사용하는 학생의 33%가 월경 중 초콜릿이 먹고 싶었다고 답한 반면,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학생 중에서는 단 17%만이 이 같은 식욕이 일어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미 알바니의학전문대(Albany College of Pharmacy and Health Sciences)의 줄리아 홈즈 박사에 따르면 "초콜릿에 대한 갈망은 북미권에 한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스페인 여성의 28% , 이집트 여성의 경우 단지 6% 만이 PMS 마감일 전후로 초콜릿을 원했다고 짚었다.

단 이런 연구결과 때문에 초콜릿에 대한 식욕을 생물학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정의할 수는 없다. 생물학적인 원인도 있지만 사회적 현상으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탄수화물 섭취 욕구에 대한 생물학적 원인을 찾는 연구도 있었다. 작년 10월 내분비학 연구저널(Annals of Endocrin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호르몬 수치의 급격히 상승은 음식 섭취를 촉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휘발성 호르몬인 것으로 밝혀졌다.

튀니지의 국립 영양식품기술연구소(Nutrition and Food Technology)는 2016년 월경 전 식이 변화가 호르몬 변동과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이 연구에는 18세~45세 사이 여성 30명이 참여했으며 모든 호르몬 수치는 신중하게 체크됐다.

그 결과 생리주기 여성은 하루 평균 1,700kcal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상시보다 평균 500kcal 이상 늘어난 수치이며 증가의 절반 이상은 탄수화물 소비가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여성들의 체중은 월경 만기일까지 평균 300g 증가했다.

월경전증후군을 비롯해 스트레스, 분노, 과민 반응, 우울증, 피로감 및 기타 기분과 탄수화물 섭취 욕구는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다.

호르몬 분비와 기분 변화는 실제로 음식 섭취 욕구를 증가시킨다. 그러나 월경 전후 유독 초콜릿에 대한 갈망이 커지는 것은 호르몬과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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