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예로부터 인간의 속성을 창조하는 수단을 실현하는데 몰두해 왔다.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부제: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콘셉트는 단순히 인간이 자신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자신을 인공적으로 복제하는 것이었다.

줄기세포 연구는 오래전부터 인간이 살아있는 배아, 즉 잠재적인 인간을 만들어낸다는 논란을 낳았다. 그러나 오늘날 인공 인간의 개발은 줄기세포 기술의 범주를 벗어나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 두 분야의 결실은 인위적 인간 개발에 대한 더 발전된 과학적 이해 체계로 나타났다.

랜디 괴벨 캐나다 앨버타대 컴퓨터 공학과 교수는 판사를 대신하는 인공지능의 법정 도입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괴벨 교수는 소송을 해결하고 사법 판결을 내리도록 특수하게 설계된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일본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연구 중이다.

연구팀은 이미 일본의 사법고시에 합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완성했고 이 시스템을 더 발전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 괴벨 교수의 연구팀은 상반되는 법적 증거를 따져 보편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미래의 공판 결과도 예측하도록 설계됐으며, 사건에 대해 스스로 판결을 내릴 수 있다.

괴벨 교수는 "이는 언어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연구기반을 확충한 것일 뿐"이라며 "다음 단계는' 예-아니오'라는 단순한 답변이 나오는 질문 이외에 더 공격적으로 자유로운 형식의 질문을 하도록 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답의 패턴은 인공지능이 판례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대부분 스마트폰이 애플의 시리처럼 내 폰과의 대화에 이러한 종류의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으며, 더 단순한 예로 자동차 업계의 GPS 내비게이션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동차 업계가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분야는 GPS 시스템뿐만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현재 독일과 미국 실리콘밸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도 적용되고 있다.

테슬라, 구글,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이미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과 윤리적 의사결정을 시험 중이다. 시험을 통해 A라는 사람이 차 앞에 있지만, B라는 사람 때문에 핸들을 꺾지 못했을 경우 차가 누구와 충돌했는지 판단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고자 한다.

한편 미 러트거스大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자기 무게의 165배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나노 크기의 장치를 만드는 방법을 극단순화해서 발표했다

이 나노 장치는 양귀비 씨앗 5개 정도의 무게인 1.6㎎ 정도로, 수백 번 연속으로도 265㎎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이 원리는 무기 결정질 광물인 이황화 몰리브덴(MoS2)의 초미세층 사이에 이온을 삽입했다가 제거하는 프로세스에서 차용됐다.

이 발견은 나노 장치가 구동장치로 사용되는 로봇공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ISC 바이오모프 구동장치'로 명명했다.

구동장치는 전기 에너지를 기계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계의 구성요소이다. "우리는 소량의 전압을 이용해서 나노 장치가 자기보다 훨씬 더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매니시 초왈라 러트거스대 공과대학 재료공학과 교수는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전기화학 구동장치 분야에서 중요한 발견이다. 금속 이황화 몰리브덴의 초미세층을 단순히 채우는 것으로 다른 소재보다 응력과 압력을 잘 견디는 장치를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구동장치는 전기화학 시스템과 로봇공학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이미 로봇에 구현되고 있는 물리적 능력이 실제로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러한 구동장치는 작은 영역에서 일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주로 비좁고 특수한 특질로 이루어진 로봇에 구현돼서 임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로봇에 인공지능을 장착한다는 것은 알고리즘 추론 형식의 이성적 사고를 부여함으로써 로봇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법적, 윤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로봇이 인간의 신체와 비슷한 휴머노이드 형태(직립보행 등)로 설계돼, 신체적으로는 ISO 바이오모프 구동장치를, 지능적으로는 실제 인간처럼 정교한 인공지능이 장착된다면 로봇은 터미네이터에 아주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모두 미학의 문제이다.

여기서 우리는 '그런데도 인간을 첨단 기술의 기계 구현과 구분하는 자질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과 마주한다. 위에서 언급한 미학마저도 인위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서 거의 모든 종류의 조직이 신체를 벗어난 시험관에서도 생산될 수 있으며, 생산과정에서 인간의 장기가 다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적정 알고리즘만 장착된다면 미래에 로봇은 독특한 상황에서 인간이 하는 복잡한 결정까지도 똑같이 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어떠한 인간보다도 월등한 신체 능력을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로봇을 구분하는 것은 감정이라고들 하지만, 감정은 이를 느끼는 주체에 의해 깊이 인지되는 것뿐이다.

바람과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은 관찰할 수 있는 영향을 인지할 뿐이며, 따라서 감정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기술의 진보가 꾸준히 인간성을 잠식하고 있는 와중에 이러한 공상과학적인 요소 없이도 윤리적 딜레마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조금의 현실성도 없는 가설로 들릴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 오픈 로봇윤리 이니셔티브(Open Roboethics initiative, ORI)의 연구팀은 로봇공학 분야에서 훗날 일어나게 될 윤리적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ORI가 세운 윤리적 딜레마 가설은 이러하다. 68세의 알콜중독증 환자 엠마는 술을 끊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런데 그녀에겐 집안일을 도와주는 간병 로봇이 있다. 그녀는 로봇에게 술을 내오라고 시킨다. 가설의 핵심은 로봇의 소유자가 엠마 혹은 병원이라면, 로봇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소유자에 따라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응답자의 절반은 로봇이 누구 소유 인지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소유자와 상관없이 로봇은 일관적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ORI 연구팀은 법적 문제를 초래하지 않으면서 가장 윤리적인 방식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이미 존재하는 로봇을 어떻게 프로그래밍 해야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 중이다.

지시받은 대로 엠마에게 술을 내온다면 이 로봇은 로봇의 본질대로 자동화된 로봇으로서 엠마의 건강을 해치는 존재가 된다. 로봇공학이나 인공지능 분야에서 진행된 많은 연구에 따르면 기술의 진보 과정에서 이러한 딜레마가 점차 보편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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