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슬 컬처(Cancel Culture)SNS상에서 시작됐지만, 이미 많은 사람의 일상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캔슬 컬처란 SNS상에서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어긋난 언행을 하면 따돌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나 인플루언서, 연예인이 SNS에서 팔로워들의 기준에 어긋나는 언행을 한다면 캔슬 컬처가 발동한다.

이 현상은 2019년에 매쿼리 사전에 '올해의 단어'로 등재되기도 했다. 2019년에는 한 해 동안 많은 유명인이 여러 이유로 캔슬 컬처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예를 들어 코미디언인 케빈 하트와 셰인 길스는 과거 동성애 혐오 및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했던 일이 밝혀지면서 대중의 반발을 샀다.

캔슬 컬처가 대두되기 시작한 건 최근 몇 년이지만 이미 1991년에 영화 '뉴 잭 시티'에서 이와 비슷한 행동이 언급됐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는 극중 여자친구를 차면서 "이 여자 캔슬하겠어"라고 말했다.

캔슬은 말 그대로 취소한다는 뜻인데, 오늘날 누군가를 캔슬한다는 것은 그에 대한 SNS 팔로우나 지지 등을 철회하겠다는 뜻이다.

'캔슬'의 새로운 의미

지난 몇 년 동안 '캔슬'이라는 단어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캔슬 컬처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예시처럼 누군가가 실제로 잘못된 언행을 해서 비난받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심기를 건드리거나,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누군가를 비난하고 언팔하고 온라인에서 따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많은 이로부터 '캔슬 당한' 유명인들은 보이콧을 당한다. 당연히 팬층이 줄어들고, 커리어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해당 인물이 실제로 잘못한 일이 있어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단순한 의견 차이 때문에 캔슬 당한다면 부당한 일이다.

캔슬 컬처는 사회적 정체성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이론은 사람들의 정체성과 감각이 그들이 속한 사회적 그룹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디지털 세계에서 사회적 정체성은 팔로워의 손끝에 달려있다.

유명인과 팔로워들의 가치관이 계속해서 동일하게 유지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갑자기 그렇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내부 분열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팔로워들은 불일치나 부조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고 유명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지, 아니면 유명인을 계속해서 지지하며 가치관을 변화시킬지 결정해야 한다. 이때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고 유명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것이 캔슬 컬처다.

캔슬 컬처는 빠른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즉각적인 효과나 즉각적인 결과를 선호한다. 먼 미래에 고통이 발생할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서다.

캔슬 컬처, 이대로 괜찮은가?

많은 사람이 캔슬 컬처가 과연 긍정적인 것인지 논쟁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캔슬 컬처가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과거 발언까지 모두 끌어와 조롱하고 괴롭히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마저도 캔슬 컬처에 대해 우려한 바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은 자신은 절대 타인에 의해 조종당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깨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에 수많은 '캔슬'을 경험한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인터넷에서 캔슬 당하는 것은 TV 속 가상의 존재가 아니라 실제 사람이다. 많은 사람이 실제 사람에게 끔찍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많은 유명 인사와 인플루언서들이 과거에 했던 실수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라 언젠가 캔슬 당하는 것이 아닐지 걱정하고 있다.

기업가이자 전 미국 대선 후보였던 앤드루 양은 "캔슬 컬처는 미국인에게 두려움의 근원이 됐다. 많은 사람이 말 한마디를 잘못 했다가 인생이 평생 바뀌는 문화 속에 살며 두려워하고 있다. 누군가가 충동적인 말, 잘못된 말을 했을 때 그를 인도적인 길로 이끌어야지 생계를 잃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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