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에서 여성 할당제 제도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 할당제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여성에게 배분하는 제도를 말한다.

전 세계 여성들이 정계에 진출한 이래로, 정치 대표권을 놓고 여성 할당제를 관철하기 위해 여러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의회 또는 정부에서 여성 정치인의 비중은 점진적으로 증가해 199811.8%에서 200817.8%, 201823.5%로 늘어났다. 여성들이 전 세계 의석의 25% 미만을 차지하고 있고 주정부 대표 자리에는 단 12%만 차지하고 있지만, 비약적인 발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성 지도자에 대한 수요는 사람들이 변화를 원한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전문가들은 여성 지도자가 시민의 관심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를 구축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는 정치에의 여성 할당제가 부분적으로나마 상당히 증가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년 동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의회에서 여성의 수는 11%에서 23.6%로 증가했다. 아랍 국가에서도 여성 지도자의 비중이 3.1%에서 17.5%로 늘어났다. 하지만 대표 자리에서 여성은 30% 기준선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30% 기준선은 모든 입법자 중 의미 있는 영향을 주기 위해 필요한 수준으로 간주된다.

남녀 정치 지도자 성비가 이상적인 국가는 르완다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르완다 하원에서 여성 정치인의 비중은 61.3%이며 상원에서는 38.5%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 할당제 왜 중요한가?

여성 할당제는 여성 정치인이 적은 정치계를 빠르고 간단하게 해결할 방법이다. 동시에 남성 주도적인 정계에서의 여성 대표권을 신속하게 늘릴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여성의 대표권이 늘어나면 정계에서의 여러 가지 관심사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여성은 남성과 다른 공공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 할당제는 매우 중요하다. 여성 지도자들의 정책 선호는 남성과 다를 뿐만 아니라 거주하는 지역과 사회적 배경에 따라 여성들 간에도 차이가 있다.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은 아무리 연구를 거듭해봐도, 여성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개발 도구는 없다. 어떤 정책도 아동 및 임산부의 조기 사망률을 줄일 수 없고 경제적 생산성을 높일 수 없으며, 다음 세대에 교육 기회를 확장할 방법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여성 지도자는 여성이 공동체 주권에 더욱 많이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 마을 개발 위원회에서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자 여성들의 마을 통치와 공동체 생활, 경제 활동 참여도가 높아졌다. 또한, 여성 할당제로 여성에 대한 관점과 태도가 달라졌다. 인도에서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는 공동체 남성들은 여성을 지도자로 받아들였으며 여성 지도자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

하지만 여성 할당제로 초래될 수 있는 몇 가지 위험 요소가 있다. 그중 하나는 여성을 위해 의석을 마련하는 것이 특별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계에서 일하는 아내를 둔 남편들은 아내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힘을 여전히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인도에서 여성 할당제로 선출된 여성 정치인들은 남성 정치인에 비해 자신의 배우자가 선거에 나가도록 독려하고 선거 관련 일을 지원하고 있다는 내용의 여러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또한, 여성 할당제를 강화하면 다른 측면에서 대표권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로체스터대학의 알렉산더 리 정치학과 교수는 인도의 여성 할당제로 인해 카스트 제도 하층민의 대표권이 줄어들었다고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 할당제의 영향은 여성의 사회적 신분에 따라 달라진다. 자격을 갖춘 여성 후보자가 많은 상황에서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면 정치계에 소수 집단의 비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자격을 갖춘 여성 후보자가 적다면 소수 집단 정치인의 수가 줄어들고 그 힘이 미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여성이 엘리트 그룹에서 높은 사회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국가에서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면 엘리트의 대표권은 높아지는 반면, 소외 계층 사람들의 대표권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로체스터대학의 바룬 라마찬드라 박사는 여성 할당제는 전통적으로 계층 구조의 상위를 차지하는 사람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 할당제로 인한 의도치 않은 결과가 초래될 수 있어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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