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약물과 코로나19 위험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고혈압 약물을 사용한다고 해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사망률이 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고혈압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연구진은 의료 기록을 검토했지만, 고혈압 약물과 코로나19 사이의 의심스러운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연구 결과는 임상중개과학 저널에 게재됐다.

고혈압 약물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를 감염시킬 때 필요로 하는 ACE2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분자가 많을수록 바이러스가 더 많은 세포를 감염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이 고혈압 치료제 등의 약물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과학자들은 고혈압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고, 감염 후에도 집중치료실에 입원하거나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고혈압 약물이 체내의 ACE2 분자 수준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18세 이상 미국 성인의 약 45.4%2017년부터 2018년 사이에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18~39세 성인 중에는 22.4%, 40~59세 성인 중에는 54.5%, 60세 이상 성인 중에는 74.5%가 고혈압으로 고통받고 있다. 성별로 보자면 성인 남성의 51%와 성인 여성의 39.7%가 고혈압을 앓고 있다. 연령대별로도 남성 고혈압 환자의 수가 여성보다 많다.

미국심장협회의 2012년 데이터에 따르면. 20세 이상의 미국 성인 중 약 12%는 앤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고, 5.8%는 앤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ARBs)를 복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주기적으로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늘어난다.

고혈압 약물과 코로나19 감염 위험 사이의 연관성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고혈압 약물 복용과 코로나19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명백하지 않다고 밝혔다. 고혈압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중환자실 이동, 혹은 사망 위험이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고혈압 약물이 체내에서 ACE2 분자를 증가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효과가 SARS-CoV-2 바이러스에 의해 이용될 수는 없다.

연구 저자 사무엘 루빈 박사는 "ACE 억제제나 ARBs에 대한 대부분 임상 시험은 입원 환자 및 집중치료실 입원 환자, 사망률 등의 결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외래 환자의 입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모든 연령대 환자들의 기록을 평가하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202048일까지 스탠퍼드병원과 클리닉 등에서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환자 1,023명의 의료 기록을 확인했다. 환자들은 코로나19 RT-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입원 환자와 외래 환자 모두 코호트 격리된 상태로 지냈는데, 123명은 코로나19 때문에 입원했다.

환자 중 12명은 코로나19와 관련된 다른 증상으로 입원했다. 이외에도 제왕절개, 저나트륨혈증, 뇌염, 고관절 골절, 요로 감염, 급성 담낭염 등 기존의 다른 건강 상태로 입원한 환자들도 있었다.

환자 중 가장 어린 환자는 6개월된 아기였으며, 가장 나이가 많은 환자는 100세 고령 환자였다. 환자들에게 존재하는 가장 흔한 기존 질환은 고혈압이었다.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29.1%, 비만이 있는 환자는 16%였다. 고혈압 환자 중 30%ACE 억제제를, 30.6%ARBs를 복용 중이었다.

연구 결과, 환자들이 ACE 억제제를 복용하든 ARBs를 복용하든, 고혈압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나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및 사망 위험이 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코호트 격리 기간 환자 상태와 과거 병력 등을 도표로 만들어 비교했다. 그 결과, 고혈압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입원 가능성이 오히려 조금 더 낮아졌다. ACE 억제제 복용 환자의 입원 가능성은 0.43, ARBs 복용 환자의 입원 가능성은 0.39 정도 낮아졌다.

주목해야 할 정도로 큰 차이는 아니지만, 연구진은 고혈압 약물 복용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나 코로나19로 인한 상태 악화 및 사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었다. 오히려 혈압에 문제가 있어 고혈압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혈압 조절 능력을 유지해 코로나19 감염 이후에도 주요 장기의 기능이 빠르게 악화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ACE2 분자 대부분은 혈류에 자유롭게 떠다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 분자를 이용해 숙주를 더 광범위하게 감염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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