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한 라힘 스털링(출처=Raheem Sterling Facebook)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한 라힘 스털링(출처=Raheem Sterling Facebook)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포츠계에도 인종차별이 널리 퍼져 있다. 전문가들은 스포츠 문화가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인식 부분이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운동선수는 틀에 박힌 고정관념과 싸워야 한다. 스포츠계에는 어째서 인종차별이 만연할까?

2018년 맨체스터 시티의 축구 선수 라힘 스털링은 스포츠계 인종차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한 바 있다. 맨체스터 시티가 패배하자, 첼시 팬들이 스털링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한 것이다. 스털링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순수한 분노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 시합의 결과보다 인종차별에 집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털링은 "이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 분노하지 말고 축구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9년에는 잉글랜드와 몬테네그로의 원정 경기에서 현지 팬들이 라힘 스털링과 칼럼 허드슨 오도이, 대니 로즈 등 흑인 선수들을 향해 인종차별 의미가 담긴 조롱을 했다. 대니 로즈는 지난 3일 팟캐스트 세컨드 캡틴스에 출연해 여전히 일상에서 인종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라힘 스털링은 인스타그램에 영국의 언론 데일리 메일의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뉴스 기사 두 건을 소개했다. 한 기사는 '젋은 백인 선수'에 관한 기사였고 다른 기사는 '젊은 흑인 선수'에 관한 기사였다. 스털링은 미디어가 나서서 인종적인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털링은 축구 관련 기관들이 인종차별을 당하는 선수들을 돕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국축구협회는 인종차별에 맞서야 한다는 스털링의 제안을 환영하며 앞으로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어 리그 또한 선수들과 팬들을 지키기 위해 포용성과 다양성을 증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축구계에서 선수는 물론 코치, 심판, 행정직 등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어 리그는 차별에 관해 스털링 및 다른 선수들과 대화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스털링의 주장은 다음 세대 사람들이 인종차별로 고통받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한다.

여전히 인종차별은 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의 스포츠 다양성 및 윤리 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8년 미국에서만 스포츠계에서 52건의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했다. 2017년에는 41건이었다. 2017년에 전 세계에서 발생한 스포츠계 인종차별이 79건이었는데, 2018년에는 137건으로 수직 상승했다. 2018년 피파 월드컵 때는 프랑스 선수들이 원숭이 흉내를 내며 다른 선수를 조롱한 일도 있었다.

FIFA는 인종차별을 퇴치하기 위해 심판에게 인종차별 조치가 발생할 경우 경기를 일시 중지 및 중단하거나 최후의 수단으로는 경기를 취소할 권한을 부여했다. 관중석에는 관람객들의 인종차별 관찰자를 배치했다. 영국축구협회는 흑인, 아시아인 및 소수 민족 출신의 후보자들을 위한 법 ‘BAME(Black, Asian, and minority ethnic)’ 규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스포츠계의 인종차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한 라힘 스털링(출처=Raheem Sterling Facebook)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한 라힘 스털링(출처=Raheem Sterling Facebook)

 

스포츠에서 인종차별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의 정치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이 정치적으로 이민자 및 소수 민족을 차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인종차별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 미디어조차 인종차별을 정상화, 혹은 정당화한다. TV 채널인 CBS의 스포츠 앵커 지미 스나이더는 노예 제도를 언급하며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들을 모욕했다.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들이 코치 역할까지 맡게 되면 백인 선수들이 설 자리가 없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들이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CBS는 스나이더를 해고했다.

미국 최대의 국제 방송사 VOA의 조 데카푸아는스포츠 뉴스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운동선수들이 더 부정적으로 등장한다고 말했다. 반면 백인 남성 운동선수는 영웅처럼 묘사된다.

155여개 스포츠 뉴스 기사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기사의 66.7%가 흑인 운동선수의 범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22.2%가 백인 운동선수의 범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운동선수가 좋은 일을 했을 경우에는 백인 선수의 기사가 42.9%, 흑인 선수의 기사가 35.7%였다. 이렇게 편향된 언론 보도는 흑인 운동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확대한다.

스털링과 같은 운동선수들은 스포츠계를 괴롭히는 인종차별 및 기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 엄격한 처벌이 부과되어야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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