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에 돈이 있어야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다(출처=픽사베이)
▲지갑에 돈이 있어야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다(출처=픽사베이)

예상과 달리, 지갑에 현금이 들어있는 경우 잃어버려도 돌려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스위스 연구진이 수행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은 특히 돈이 들어있는 경우 습득한 지갑을 돌려줄 확률이 높다. 현금이 들어있지 않은 지갑과 비교해서 돈이 들어있는 지갑을 습득한 사람들은 주인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공장소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특히 돈이 많이 들어있을수록 다시 찾기 힘들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고전 경제이론 에 따르면, 더 큰 유혹에 직면할수록 정직해질 가능성이 적다지만,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사실 그렇지 않다. 잃어버린 지갑에 돈이 많이 들어있을수록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해당 연구진은 '시민의 정직한 행동, 즉 사람이 기회주의적 행동을 기꺼이 자제하는 현상'이라는 관점에서 금전적 보상이 신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스미소니언에 따르면 미시간대학의 알랭 콘이 주도한 연구에서는 40개국 355개 도시를 대상으로 은행, 극장, 박물관, 우체국, 호텔 및 경찰서 등 여러 사회 기관이나 공공장소에 의도적으로 17,303개 지갑을 분실했다.

한 연구원이 지갑을 시설 직원에게 돌려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 근처 길거리에서 지갑을 주웠는데, 누가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저는 갈 길이 바빠서요, 주인을 좀 찾아주시겠어요?"

사이언스뉴스에 따르면 사용한 지갑은 투명한 명함 케이스로, 동일한 명함 3장과 식료품 목록, 열쇠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일부 지갑에는 돈이 들어있지 않고, 들어있는 경우 각 국가의 현지 통화와 일치하는 금액으로 환전한 13.45달러를 넣었다. 식료품 목록과 명함은 해당 국가의 현지 언어로 작성하였으며 명함에는 가상의 사람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표시했다.

연구진은 지갑 수령 후 응답자의 연락을 100일까지 기다렸다. 그 결과 각기 다른 나라에서 대다수 응답자가 지갑에 돈이 있으면 돌려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지갑에 돈과 열쇠가 함께 있으면 돌려받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출처=픽사베이)
▲지갑에 돈과 열쇠가 함께 있으면 돌려받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출처=픽사베이)

 

케냐의 뉴스매체 스탠다드에 따르면, 정직성 면에서 최고 순위를 기록한 곳은 스위스와 노르웨이였으며, 최하위는 페루, 모로코, 중국이었다.

스위스에서는 돈이 들어 있는 지갑의 79%, 돈이 없는 지갑의 74%가 다시 돌아왔다. 반면 중국에서는 돈이 없는 지갑은 2%, 돈이 있는 지갑은 22%가 돌아왔으며 미국에서는 돈이 든 지갑은 57%, 돈이 없는 지갑은 39%가 돌아왔다. 연구진은 "평균적으로 지갑에 돈을 넣으면 돌려받을 가능성이 40~51%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연구자 콘은 타인의 사정을 걱정하는 경향이 있고 도둑으로 몰리는 것을 혐오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조차 타인의 동기 부여를 냉소적인 직감으로 치부하고 재정적 인센티브의 역할을 과장하며 심리적 능력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추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영국, 폴란드 등 특정 국가에서는 돈의 액수가 크면 지갑이 돌아올 확률이 평균 11%까지 증가했고, 지갑에 열쇠를 넣어두면 9.2%까지 늘어났다

연구진은 열쇠는 지갑 소유자에게 가치가 있는 물건이므로 습득한 사람이 본인의 자아상을 높이고 '정직한 시민으로서의 행위'를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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