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집필하는 소설의 장르가 무엇이든, 캐릭터가 소설을 만들 수도 혹은 망가뜨릴 수도 있다. 상당수의 작가들이 소설 속 캐릭터가 스스로 행동하고 대사를 만든다고 말했다.

멜리사 버클리 박사는 작가들이 아이디어 출처를 정확하게 밝힐 수 없는 이유는 무의식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사람들도 지루해지면 공상에 잠기지만, 작가들은 스스로 무의식적인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훈련을 한다.

더럼대학 존 폭스웰 박사와 연구팀은 2014~2018년 에딘버그 세계책페스티벌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수많은 유명 작가가 대화와 줄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캐릭터 그 자체이며, 소설 속에서 캐릭터들이 알아서 일을 한다고 밝혔다.

작가들에게 캐릭터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질문하자, 전문 작가 181명 중 60% 이상이 캐릭터의 목소리를 듣거나 캐릭터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행동하도록 둔다고 답했다. 심지어 일부 작가들은 비록 이 같은 경험은 상상의 산물이지만 캐릭터와 직접 대화를 나누고 토론도 한다고 밝혔다.

33%는 캐릭터의 목소리와 작가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는 별개의 것이라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소설 속 캐릭터가 위급할 때가 있는데 이는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릭터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가들은 때로 자신이 만들어낸 가공의 캐릭터가 한 말과 행동 때문에 깜짝 놀랄 때도 있다고 답했다. “캐릭터들이 던진 농담에 웃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폭스웰 박사는 작가들은 소설 줄거리를 설계할 때 항상 의식적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 이에 통제 및 대리 개념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럼대학 연구팀은 캐릭터들이 대리 행동을 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없는 작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론에 약간의 편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2011년 기준, 미국에서만 4930명 이상의 작가가 활동하고 있었으며 2019년에 45,860명으로 증가했다. 미국 전문 작가 대다수는 수익을 내기 위해 집필 활동을 하는 것 외에도 가외 활동을 하고 있었다.

2019년 세계에서 가장 소득이 많은 작가로 JK 롤링이 꼽혔는데, 그는 런던 킹스 크로스에서 지연되는 열차를 기다리며 앉아있는 동안 해리 포터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면 목소리와 캐릭터의 대리 행위

폭스웰 박사는 작가들이 캐릭터를 경험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내면의 목소리 혹은 내면의 대화가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강력한 시각적 사상가일 경우, 영화 시청 등 행동을 할 때 두뇌에서는 장면을 보면서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 언어적 사상가일 경우,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정보를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단어를 생각하고 들었던 문장을 기억한다.

대부분 시간을 내면의 목소리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상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특정 인물에게 뉴스를 전달할 때 그 인물의 반응을 생각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친밀한 사람인 경우 생각은 더욱 직관적이고 즉각적이다.

연구팀은 작가가 아닌 대부분 일반인도 행위자 혹은 독립적인 캐릭터를 가질 수 있고 캐릭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작가와의 차이점은 캐릭터의 정체성이 실제 생활에서 알고 있는 사람의 것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반면, 작가는 가공의 캐릭터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비교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가공의 캐릭터가 성장하는 방법을 토대로 대조를 했다. 예를 들어, 초기 단계의 작가들은 캐릭터의 대사와 행동을 의식적으로 결정하지만, 집필 과정이 특정 시점에 이르게 되면 캐릭터와 친밀해져 캐릭터의 대사와 행동을 직관적 혹은 즉각적으로 만들어낸다.

한편, 가공의 캐릭터가 대리 행동을 한다고 말하는 작가들도 캐릭터가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식이 캐릭터의 대리 행위를 방해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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