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이혼이 평생 문제로 남는 아이도 있다. 유년기의 부모 이혼이 성인이 됐을 때까지 영향을 미쳐 사랑 호르몬 또는 옥시토신 생성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혼 부부 대다수가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은 이혼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이혼 부부는 보통 자녀가 부모의 이혼 후 처음 한두 해 가량은 분노와 고통, 불신과 불안 등으로 심리적으로 고생할 수 있다고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대다수 아이들이 회복해서 변화된 일상에 적응한 것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생활환경을 계속 불편하게만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다

옥시토신은 두뇌 기저에 위치한 뇌하수체의 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써 사람이 사회적으로 유대감을 맺고 있을 때 생성되기 때문에, '사랑 호르몬' 또는 '포옹 호르몬'이라고도 부른다. 간호, 성관계, 출산과 같은 유대 경험을 하는 동안에 분비되는 호르몬과도 동일하다. 이전에 발표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유년기의 정서적 애착 및 사회 행동에서 중요한 작용을 하는 호르몬이며, 양육, 불안 및 애착과도 연관이 있다.

부모의 이혼이 자녀에게 미치는 장기적 영향

베일러대학의 마리아 보치아 교수는 지난 몇 년 새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이혼이 부모의 어린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연구는 주로 학교 성적 같은 단기적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기적 결과에 중점을 둔 연구도 있지만 대체로 관계 측면에 주력하고 있어, 부모의 이혼이 자녀에게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보치아 교수는 "옥시토신이라는 신경호르몬은 행동을 조절하고 유년기의 스트레스 받는 생활 환경에 민감하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이혼한 부모를 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이전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받는 경험이 약물 남용과 기분 장애와 연관이 있으며 옥시토신과 관련된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부모의 사망이나 이혼 같은 유년기 경험은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이르렀을 때에도 불안과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신이 부모가 됐을 때에도 다정함과 민감함이 부족하고 체벌이 많으며 과잉 양육을 할 가능성이 높다.

보치아 교수와 연구팀은 미국 남동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18~62세 연령대의 128명을 모집했다. 응답자 중 27.3%의 부모는 이혼했으며 부모가 이혼할 당시 피험자의 연령은 평균 9세였다.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기 위해 피험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기 전 물을 제공했다. 설문조사의 문항은 애정과 과잉통제, 학대, 무관심, 보호 등 피험자 부모의 양육 방식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또한 피험자의 친밀함, 신뢰감, 보호 및 관계 유형 등도 측정했다.

 

이후 연구팀은 소변 샘플을 채취한 후 옥시토신의 농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유년기에 부모가 이혼한 피험자의 소변 옥시토신 농도가 상당히 낮은 것(p=.016)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부모가 무관심했으며 자신을 보호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피험자는 아버지에 대해 학대적이고 불편하며 관계가 불안정하고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지 않은 피험자에 비해 자기 자신의 양육 방식을 친밀하고 예민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보치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다른 학자들에게 발표하자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부모의 이혼 당시 자녀의 연령이라고 답했다. 현재 연구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답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13초마다 한 건씩 이혼 부부가 생겨나고 있다. 이는 시간당 277, 하루 평균 6,646, 연간 2419,196건의 이혼 부부가 생긴다는 의미다. 이혼으로 끝이 나는 초혼 기간은 남성의 경우 7.8, 여성 7.9년이었다. 재혼이 지속되는 평균 기간은 남성 7.3, 여성 6.8년이었다. 이혼한 사람은 평균적으로 이혼 후 재혼까지 약 3년간의 기간을 두고 있었다.

미국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은 5대 직업은 댄서, 바텐더, 마사지 치료사, 게임 케이지 종사자, 게임 서비스 종사자다. 반면, 이혼율이 가장 낮은 직업은 농부, 발 전문가, 성직자, 검안사, 농업 엔지니어였다.

 

이혼 부부의 가장 일반적인 이혼 사유는 헌신 부족(73%)이었다. 잦은 다툼(56%), 외도(55%), 조혼(46%), 비현실적인 기대감(45%), 평등 결여(44%), 결혼 준비 부족(41%), 가정 폭력 및 학대(25%) 등도 이혼 사유였다.

한편, 미국인 중 88%는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답했으며 그 다음으로 평생 동안의 헌신(81%), 동반자 관계(76%), 자녀(49%), 같은 종교(30%), 재정 안정성(28%), 법적 권리 및 혜택(23%) 등을 언급했다. 미시건대학 및 네바다대학 심리학자들도 이성애자 커플 373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녀 교육, 여가 활동, 자금 사정으로 인해 잦은 다툼을 벌이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혼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부부 모두의 건강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그 영향은 자녀에게도 돌아간다. 이번 연구는 부부가 이혼 후에도 자녀를 행복하게 기르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공동 양육 방식을 채택해 자녀에게 안정감과 친밀한 관계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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