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많은 사람이 확산 초기에 재택근무를 하는 등 회사를 떠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조직과 회사가 사업을 재개했고 집에서 머무르던 사람들이 직장으로 돌아가게 됐다. 문제는 직장으로 다시 나간 사람들 중 분리불안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일상생활에 급변하면서 나타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신 건강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는 직장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큰 불안을 느낀다. 코로나 19로 인해 이미 큰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직장에서 또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집처럼 안전한 장소를 떠나 불안정한 장소로 가는 것은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분리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장소애착성 때문이다. 장소애착성은 장소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느끼는 애착을 말하는데, 집이나 자신의 방, 좋아하는 공원이나 카페와 맺는 유대감은 안전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환경심리학 저널에 실린 2008년 연구에 따르면, 어떤 경우에는 장소와 함께 자신의 정체성이 형성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생들은 대학 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방식이 점점 변한다. 특히 집을 떠나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더 독립적인 성향을 갖게 된다.

: 팬데믹 기간 중 안전을 상징하는 장소

신입 대학생이 학교가 자신의 정체성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락다운 기간 동안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 근로자들은 집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된다.

안전한 장소인 집을 떠나 다시 불안정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현실은 이들에게 분리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집에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이 가득하고, 편안한 잠자리도 있다. 이런 곳을 떠나 다시 회사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면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고, 이런 불안이 메스꺼움이나 복통, 인후통, 두통 등의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다시 회사에 나가야 할 날을 앞두고 사람들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거나 과도한 불안, 두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감정이 타당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보건 위기 동안에 피난처라고 생각했던 집을 떠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부 사람들은 홈 오피스나 반려동물, 집에서의 루틴 등에 더욱 집착하게 됐기 때문에 다시 회사로 나가는 것이 두려울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의 분리불안이 임상 사례의 기준에 충족할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다시 회사로 나가는 것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분리불안 스트레스를 줄이고 상황에 대처할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잠재적인 분리불안을 줄이는 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직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업은 직원들이 더 유연하게 일할 수 있도록 출퇴근 및 업무 시간을 조정하거나 업무 장소를 재택 등으로 변경할 수 있다. 만약 일부 직원들이 심각한 분리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개별적인 대화를 통해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결정할 수 있다.

모든 직원이 회사에 출근할 필요가 없다면, 직원들끼리 시간표를 짜서 번갈아가며 재택근무를 하는 등 근무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직원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업무 능률도 향상된다.

한편 직원들은 집이 편안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집을 떠나기가 두려운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인식하고 사무실에서도 집에서와 비슷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의 업무 공간을 꾸밀 수 있다.

업무 루틴 중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회의 없는 날을 만들고, 만약 직원들이 이메일이나 화상 전화, 전화 등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면 재택근무의 날을 만들어도 좋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에는 성인의 약 0.9~1.9%가 분리불안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는데, 팬데믹 이후에는 약 6.6%가 분리불안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사 업체가 2020415일부터 28일까지 152명의 HR 담당 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대다수는 미국에 기반을 둔 대기업 출신이었다. 응답자의 77%는 코로나 19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재택 및 원격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며 이런 변화가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 지출 형태가 바뀔 것이다. 통근자가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소매점에서 쇼핑을 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직접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수 또한 줄어들 것이다. 사무실 공간이나 주택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

2019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1,202명의 근로자 중 62%가 원격근무를 하고 있었다. 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행복도가 더 높았고 직장에 대한 신뢰도 더 높았다.

재택 및 원격근무와 출퇴근 근무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고용주는 물론이고 근로자들도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새로운 상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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