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근로자가 매일 이메일을 사용해 업무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활성화된 이후 이메일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이메일은 신속하고 간단하며 대량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효과적인 매체지만, 사람 간에 거리감을 만들고 때로는 무례함까지 느낄 때도 있다.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은 최근 두 가지 연구를 실시한 결과, 무례한 내용의 직장 이메일에 대처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장시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과 가족생활 및 웰빙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무례한 이메일은 생산성과 업무책임감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심지어 불면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 결과, 다음 업무일에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 저자인 유안 젠유 교수는 이메일 사용이 빈번한 현대에 무례한 이메일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미국 근로자 233명을 대상으로 무례한 내용의 이메일 경험에 대해 조사했다. 일명 일기 연구라고 일컫는 두 번째 연구에서는 무례한 이메일이 근로자의 웰빙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조사했다. 예를 들어, 피험자들의 수면 문제에 대한 것도 조사 내용에 포함됐다.

두 가지 유형의 무례한 이메일

유안 교수는 두 가지 유형의 무례한 이메일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 중 하나는 적극적으로 무례한 이메일이고 또 하나는 소극적으로 무례한 이메일이다. 첫 번째 유형은 발신자가 수신자에 대해 경멸적이거나 모욕적인 언급을 하는 것으로 발신자가 수신자를 학대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반면 소극적으로 무례한 이메일은 수신자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려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이 들어있다.

그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요청에 대한 답변이 들어왔는지 메일함을 확인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무례한 내용의 이메일 때문에 고통이 악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근로자들에게 스트레스가 심한 날, 특히 무례한 내용의 이메일을 받은 후에는 업무와 심리적으로 분리할 것으로 제안했다. 예를 들어, 퇴근 이후에는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관리자들은 이메일 소통 시 합리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얀 교수는 직장에서 업무와 관련된 무례한 이메일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 이메일을 항상 확인하거나 수신된 이메일에 즉각적으로 답을 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이 같은 행동을 무선 압박감(telepressure)’이라고 일컬었다. 대신, 합리적이고 명확한 이메일 소통 기준을 만들어 양 당사자 모두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 내 무선 압박감

지난해, 샌디에이고주립대학 심리학과 라리사 바버 교수와 연구팀은 직장 내 무선 압박감과 업무-생활 균형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직장에서 사용되는 기술이 근로자의 웰빙에 문제를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선 압박감을 이메일에 빠르게 대응해야 할 것 같은 충동과 부담감이라고 규정했다. 직장 내 무선 압박감과 업무-생활의 충돌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통제, 휴식, 분리라는 3가지 회복 메커니즘을 제안했다.

 

한편, 미국스트레스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업무 부담으로 인해 요통을 앓는 근로자가 30%, 피로감을 호소하는 근로자가 20%,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한 근로자 28%, 두통이 있다고 답한 근로자가 13%였다. 미국에서만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기업에서 발생하는 연간 3,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 비용에는 직원의 잦은 결근, 사고, 이직, 생산성 저하, 법적 및 의료, 보험비, 직원 보상금 등이 포함된다.

2018년 기준, 업무로 인해 주고받는 이메일이 1일 평균 약 1,245억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 해, 송수신된 소비자 이메일은 1일 평균 약 1,111억 건에 달했다. 일반적인 사무실 근로자가 하루 평균 받고 있는 이메일은 121건이며 이벤트 초대, 거래, 콘텐츠 등 다양한 유형의 이메일을 받고 있다. 이 수치는 20213,196억 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가장 일반적인 이메일 고객은 애플 아이폰(28%)이며 그 다음으로 지메일(26%), 아웃룩(9%), 애플 아이패드(9%), 애플 메일(8%), 야후 메일(7%), 아웃룩닷컴(2%), 구글 안드로이드(2%), 삼성 메일(2%), 선더버드(1%) 순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201931일부터 41일까지 전 세계에서 확인된 이메일 83,400만 건을 토대로 계산한 것이다.

수신되는 이메일의 양이 늘어갈수록 이메일 과부담이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는 이메일로 인해 정신적 타격을 받으면 다시 업무로 복귀하기까지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실렸다.

또한 업무를 하면서 이메일 처리까지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으로 정신에너지가 고갈되고 명료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오늘날 무례한 이메일은 업무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으며 기업이나 조직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가 됐다. 이메일로 인한 영향을 줄이고 저녁 시간에는 이메일 확인을 피하는 등의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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