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미나방 성충(사진=산림청)
메미나방 성충(사진=산림청)

올해 돌발해충 매미나방이 전국을 습격해 피해가 막심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매미나방은 내년에도 대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매미나방 피해 가장 컸다

매미나방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대거 발생했다. 전국 실태조사 결과 10개 시·89개 시··구에서 6183ha의 산림과 녹지에서 매미나방 유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청이 매미나방 유충의 발생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매미나방의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서울이었다. 서울이 1,656ha 피해가 발생했고 이어 경기 1,473ha, 강원 1,056ha였다. 이어 충북과 인천 순이었다. 성충 매미나방이 주택가에 날아들며 불편을 겪는 사례도 다수 보고되었다.

매미나방 피해 갑자기 커진 이유

매미나방은 나비목 독나방과에 속하는 식엽성 해충이다. 매미나방은 연 1회 성충으로 발생해 나무의 껍질 등에 알을 낳은 뒤 알 덩어리 형태로 월동하고 4월 중 부화해 6월 중순까지 나무의 잎을 먹고 성장한다. 6월 중순~7월 상순에 번데기가 되고 약 15일 후 성충으로 우화한 뒤 7~8일 정도 생활한다.

아시아가 원산으로 1991년 북미 지역으로 침입해 참나무류에 큰 피해를 준다. 나무를 고사시키지는 않지만, 매미나방 유충은 잎을 갉아 먹어 수목에 피해를 남긴다. 사람이 유충의 털이나 성충의 인편에 접촉하면, 두드러기나 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다.

2019년 겨울 이상고온 현상으로 월동 치사율이 낮아 부화 개체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매미나방 유충에 의한 피해가 4월가량부터 시작돼 6월 말~7월 초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예년보다 기온이 따뜻해 성충 우화 시기가 빨라진 것도 원인으로 추정된다.

알의 월동 치사율 조사를 위해 채집한 매미나방의 알덩어리(출처=산림청)
알의 월동 치사율 조사를 위해 채집한 매미나방의 알덩어리(출처=산림청)

 

산림청에 따르면, 매미나방 유충이 번데기가 된 현시점에서는 유충 방제를 위한 살충제 사용은 효율이 낮다. 매미나방 성충이 집중적으로 우화하기 전에 대형 포충기 등의 방제기구로 매미나방 성충을 유인·포살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화한 성충이 산란을 한 이후에는 알덩어리 제거 작업을 해야 다음 해 매미나방 대발생에 따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매미나방 내년에도 대발생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매미나방이 대발생했던 강원, 경기, 충북 지역의 매미나방 알덩어리를 조사한 결과, 기생벌에 의해 폐사한 알의 비율(기생율)13.9%로 다소 낮았다고 밝혔다. 올해 겨울철 기온이 따뜻할 경우 내년에도 매미나방이 대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는 겨울철 알로 월동하는 매미나방의 월동 치사율을 조사하기 위해 강원, 경기, 충북의 6개 시군에서 알덩어리를 채집했고, 일부 알덩어리를 대상으로 기생을 당하여 껍질만 남은 알의 수와 전체 알의 수를 조사했다.

알덩어리 하나에 들어 있는 알의 수는 평균 406.1(221775)이었으며, 기생 당한 알의 수는 평균 52.9(15134)인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기생 당하지 않은 모든 알이 정상적으로 부화한다고 가정한다면, 알덩어리 하나에서 평균 350여 마리의 매미나방 유충이 부화할 수 있는 셈이다.

겨울철 기온이 관건

기생 당하지 않은 알의 월동 후 생존율은 겨울철 기온에 따라 유동적이다. 산악기상관측망을 운영 중인 기후변화생태연구과의 분석에 의하면, 매미나방 산란 종료 시점인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의 강원, 경기, 충북의 평균기온은 17.4201918.5대비 1.1낮았지만, 11월의 월 평균기온은 반등해 2019년 대비 1.6상승했다.

현재 온도 상승 추세가 계속되어 다가오는 겨울철 기온이 작년처럼 높게 유지된다면 매미나방의 월동 생존율이 높아질 수 있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대발생할 수 있으므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림청의 대응책은?

내년도 매미나방 대발생에 대비해 산림청은 전국 지자체와 지방산림청에 매미나방 알덩어리 방제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내년 초 지역별 매미나방 유충의 방제 시점을 파악하기 위해 유충 부화 시기 예찰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이상현 과장은 아직 본격적인 겨울이 되지 않아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현재까지의 기생율을 볼 때 내년 봄에도 많은 개체가 정상적으로 부화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봄철 유충 부화기에 선제적으로 방제 작업을 수행하여 유충 밀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겨울철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는 등 이상기후가 계속된다면 매미나방 발생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별로 춥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매미나방과 같은 기후에 따라 번식량이 달라지는 해충이 추가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인 예찰과 방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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