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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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 더 블럭' 소방관 편이 방송되며 매일 두려움과 싸워가며 위험에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노고에 새삼 경외심을 느낀 이들이 많다.

2018년 소방청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방관의 45%가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는 서비스직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였다. 참혹한 사건 현장에 노출될 뿐 아니라 악성 민원에도 시달린다. 다행히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올해 설문조사한 결과 2019년 대비 우울증과 수면장애 등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PTSD에 감정노동 겪는 소방공무원

소방청과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은 220일부터 315일까지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국 소방공무원 56,647(2019년 기준) 92%에 해당하는 52,119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관리시스템 누리집을 통해 진행했으며, 외상사건 노출 경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수면장애, 음주습관장애, 극단적 행동, 감정노동 등을 조사했다.

(사진=tvN 유퀴즈온더블록 유튜브 캡처)
(사진=tvN 유퀴즈온더블록 유튜브 캡처)

 

분석 결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인원은 2,666명으로 응답자 중 5.1%에 해당한다. 지난해 2,704(5.6%)과 비교해 0.5%포인트가 감소한 수치다.

우울증 증상은 2,028(3.9%), 수면장애는 12,127(23.3%)에 달했으나, 지난해보다 각각 0.7%포인트와 2%포인트가 감소했다. 다만 음주습관장애는 15,618(30%)으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특히 올해는 감정노동 분야의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재난발생상황에서 감정이 격양된 민원인을 진정시키고 응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민원응대 과부하관리필요군은 8,462(16.2%)으로 지난해 14,233(29.4%)보다 13.2%포인트가 감소했다.

상대방의 분노, 욕설 등으로 심리적 손상을 입은 인원 또한 5,847(11.2%)으로 지난해 9,832(20.3%)보다 9.1%포인트나 감소했다.

극단적 행동에 대한 생각의 빈도가 높은 자살위험군은 응답자의 4.4%2,301명으로 지난해 2,453(4.9%)보다 줄었다.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자해 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53(0.1%)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었다.

소방공무원 겪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 정신적 외상을 경험하고 나서 발생하는 심리적 반응이다. ‘정신적 외상이란 충격적이거나 두려운 사건을 당하거나 목격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의 충격적인 기억이 떠오르고 그 외상을 떠오르게 하는 활동이나 장소를 피하게 된다. 또한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집중을 하지 못하고 수면에도 문제가 생긴다.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거나 상실할 것 같은 공포감을 느낄 수도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미래에 대해 희망이 없으며, 외톨이라는 생각이 들거나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다 집중을 하거나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예민하거나 쉽게 놀란다 경계하는 느낌이 들며 과민하다 괴로운 꿈을 꾸거나, 기억이 떠오른다 속이 불편하고 식사를 잘 하지 못한다 잠을 자지 못하고 피로감이 있다심장이 뛰거나, 숨이 차고, 초조하다 땀이 난다 당시 사고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운동, 식사, 부부관계, 규칙적인 건강관리를 하지 못한다 과도한 담배, , 약물, 음식섭취 놀란 느낌이 들고, 멍하며, 애정이나 기쁨을 느낄 수가 없다 사건과 관계있는 사람, 장소, 사물을 회피한다 예민하고, 분노를 표현한다 쉽게 화가 나거나 흥분한다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 효과 있었나

분당서울대병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소방공무원의 주요 스트레스 유병률이 전반적으로 호전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소방청과 시·도 소방본부의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등 보건안전지원 사업의 효과라고 보여진다. 앞으로도 정기적인 정신건강 평가 등 고위험군 조기 발견 및 조기 개입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열우 소방청장은 충격적인 현장 노출 등 각종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소방공무원들의 집중 치료를 위해 국립소방병원 건립을 진행 중이며, 신규 소방공무원 등 정신건강 취약대상에 대한 심리지원 프로그램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소방청에서는 전국 소방서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상담실과 정신건강 고위험군을 상대로 치유농업 등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비용 등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예방, 관리, 치유의 3단계 대책을 마련해 운영 중인 울산소방소의 경우 "직원들이 참혹한 재해·재난 현장을 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술을 마시거나 등산하는데 그쳤지만, 이제는 조직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를 더욱 체계화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울산소방 2018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18.1%가 수면장애, 3.4%가 우울증, 2.9%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2.3%가 치료 필요군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국적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찾아가는 상담실 참여 누적인원은 96,849명이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참여 누적인원은 154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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