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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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과 2020년 역대급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이렇게 역대급 태풍이 늘어난 이유가 바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IBS, 슈퍼컴퓨터 알레프로 시뮬레이션 연구

(출처=IBS)
(출처=IBS)

 

지난 121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금보다 2배로 늘면 강력한 태풍으로 성장할 확률이 50% 커진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의 악셀 팀머만 단장이자 부산대 석학 교수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이 50% 가량 증가하며, 약한 태풍의 발생은 감소한다고 논문을 통해 밝혔다.

태풍과 허리케인 같은 열대저기압은 지구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경제적으로도 피해가 큰 기상재해 중 하나다. 열대저기압으로 매년 수백만 명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IBS 연구진은 대기와 해양을 각각 25km10km 격자 크기로 나눈 초고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태풍·강수 등 규모가 작은 여러 기상 및 기후 과정을 상세하게 시뮬레이션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진행된 미래 기후변화 시뮬레이션 연구 중 가장 격자 간격이 조밀하다. 만들어지는 데이터 용량만 1TB 하드디스크 2,000개에 이른다.

지난 20여년 간 기후모형 시뮬레이션 연구는 격자 간격이 큰(100km 이상) 저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왔다는데, 격자 간격이 조밀하지 않다보니 시뮬레이션 정확도도 떨어졌다. 특히 열대저기압처럼 작은 규모의 대기와 해양 간 상호작용이 상세하게 시뮬레이션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컸다.

이산화탄소 농도 2배 증가 시 강한 태풍 발생 50% 증가

(출처=IBS)
(출처=IBS)

 

연구진은 IBS의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해 시뮬레이션했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지금보다 2배 증가하면 적도와 아열대 지역의 대기 상층이 하층보다 더욱 빠르게 가열되는 것을 확인했다. 위층이 더욱 뜨거워지면 열대저기압이 만들어지는 원인인 대규모 상승 기류가 약화하고 그 결과 열대저기압이 발생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대기 중 수증기와 에너지는 온도가 높아져 증가하기에 태풍이 한 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 강한 태풍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지금보다 50% 높아진다.

다만,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4배 증가하는 경우에는 열대저기압의 발생빈도는 이산화탄소가 2배 증가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열대저기압의 강수량은 계속 증가해 현재보다 약 35% 늘어났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순선 IBS 기후물리연구단 연구위원은 예측된 미래 열대저기압 변화는 최근 30년간 기후 관측 자료에서 발견된 추세와 상당히 유사하다지구 온난화가 이미 현재 기후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티머만 단장은 지구온난화가 열대저기압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에는 더욱 복잡한 과정이 얽혀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미래에 열대저기압 상륙으로 극한 홍수 위험이 높아짐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이산화탄소 농도 기록 경신 중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 21세기 말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 수준의 2배가 넘는 940ppm이 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해서 기록을 경신 중이다. 2019년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는 2018년보다 2.6ppm 높은 수치인 410ppm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초강력 태풍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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