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소녀 카이는 홍수로 강변에 지은 집이 무너진 후부터 일터로 나가야 했다. 집이 무너지자 카이의 가족은 가진 것을 모두 팔고 불법 거주 지역으로 옮겨야 했다. 당시 카이의 가족은 갚아야 할 빚만 늘어 카이와 남동생은 일터로 나가야만 했다.

국제노동기구(ILO)2017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5200만 명의 어린이가 강제 노동이 동원되고 있었다. 전 세계 어린이 10명 중 1명꼴이다.

현대판 노예와 인신매매 척결을 위한 워크프리재단과 국제이주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ILO7300만 명의 어린이가 건강, 안전, 도덕적 성장에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된 위험한 환경에서 노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아동 노동의 피해자는 대부분 5~11세 어린이였다. 2000년 이후 아동 노동의 피해자가 9400만 명 줄었으나 여전히 아동 노동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

강제 노동 피해자 어린이 대부분은 아프리카 어린이들로 약 7200만 명에 달했다. 아시아태평양(6200만 명), 미국(1100만 명), 유럽과 중앙아시아(600만 명), 중동(100만 명)이 뒤를 이었다.

ILO는 보고서에서 숫자 집계는 오늘날 아동 노동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아동 노동은 제3의 고용자와 계약 관계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 가족 농장이나 가족 기업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국제 인권감시 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2016년 필리핀, 탄자니아, 말리, 가나 등에서 어린이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금을 채굴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전 세계에 공급되는 금의 약 15%는 영세한 노동집약적 광산에서 백만 명 가량의 어린이들의 노동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매일 무거운 광석 보따리를 메고 목숨을 걸고 불안정한 갱도를 기어오른다.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가죽을 전 세계에 공급하는 방글라데시의 무두질 공장에서는 11세 어린이까지 동원되고 있다. 이 공장에서 어린이들은 사고로 다치거나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돼 질병을 얻는 일이 태반이다.

전 세계 아동 노동의 70%는 농업 부문에서 이뤄진다. 농장에는 날카로운 도구와 중장비가 산재해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매우 위험한 장소이며, 살충제 등에 노출될 위험도 높다. 또한 어린이들은 뙤약볕에서 장시간 야외 노동에 시달린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아동 노동으로 인해 어린 시절을 박탈당하고 건강과 교육의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이 어린이들은 대부분 성적 착취, 소년병, 강제 노동 등 노예와 같은 취급을 받으며 최악의 학대를 받고 있다. 또한 마약 밀매 등 불법 행위에 이용되기도 한다.

아동 노동은 가난, 이주, 성인과 청소년을 위한 일자리 부족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또한 차별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토착민 어린이나 소수민족 또는 취약계층 어린이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일터로 내몰리기 쉽고, 이주 어린이는 불법 노동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아동 노동을 척결하려는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 아동 노동이 여전히 만연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UCLA 공공보건 대학에서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몇몇 국가들은 아동 노동을 금지하는 법적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 등 인구가 많은 국가를 포함해 41개국은 18세 미만 어린이의 노동을 금지하는 법이나 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또한 47개국에서는 최저 노동 연령이 15세 미만으로 정해져 있었으며, 41개국에서는 14세 어린이들이 학교에 가야 할 주간에 6시간 이상 일하는 금지하는 법도 없었다.

조디 헤이만 UCLA 교수는 어린이의 위험한 노동을 허용하는 것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상당수 국가에서 아동 노동을 금지하기 위한 국가적 제도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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