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바지락 양식에 피해를 주는 생물이 있다. 바로 갯벌에서 쏘옥 나온다는 데에서 이름 붙여진 이다. 쏙으로 인해 계속해서 피해를 입고 있지만, 쏙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제거하기 어려움이 있었다. 갯벌 생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쏙은 갯벌에 깊이 1m 이상 깊고 정교한 굴을 만들어 살면서 해수 중 유기물질을 제거하고 작은 생물들을 위한 서식 공간을 제공한다. 건강한 갯벌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생태계 공학자(Ecosystem engineer)라고도 불린다. 생태계 공학자란 생물 자체 활동이나 몸체 구조에 의해 해저 퇴적물을 교반, 안정화시킴으로써 경관이나 물질 흐름을 조절하는 해양저서생물을 말한다.

쏙은 갯벌에서 물리적, 생리적 스트레스를 피해 안전하게 살기 위해 굴을 판다. 굴 속에서 물을 끌어들여 먹이와 산소를 이용해 살아간다. 쏙이 팔 수 있는 구멍 깊이는 최대 2.5m에 달한다. 구멍은 진흙과 점액물질로 견고하게 만들었다. 굴 내부에는 작은 방과 가지로 이뤄져 있어 서식공간이 넓다. 쏙을 통해 갯벌 깊고 넓은 곳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으며, 해수 중 부유성 유기물질 제거와 수질 정화 효과도 있다. 새로운 미세서식처를 제공하지만, 갯벌 안정성은 약해질 우려가 있다. 생물 서식과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수산물의 먹이 및 공간경쟁,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인천 선재, 2010년 충남 보령 등에 쏙이 대량 발생했다. 2012년 쏙 서식실태에 관해 조사한 결과 인천, 경기, 충남, 전북 바지락 양식장 12,319ha 중에서 5,126ha에 쏙이 서식하고 있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충남지역이었다. 양식장 주변 갯벌을 포함하면 약 10,000ha에 쏙이 서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00년 이후 쏙의 서식이 증가했는데, 2010년 충남에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쏙 구멍 수가 갯벌 110개 이상이면 양식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갯벌 1에 쏙 구멍이 20~100개인 곳 42개소, 100개 이상인 66개소를 조사하자 총 132개소 중 81.8%가 피해를 입었다. 갯벌 1에 쏙 구멍이 400~480개에 달하고 쏙이 105~167마리가 서식하는 양식장도 있었다.

어촌에서는 쏙이 이렇게 서식지를 넓히면 바지락 생산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인식했다. 조사에 따르면, 쏙의 서식밀도보다는 쏙의 서식 유무 자체가 갯벌 생물 군집 특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2011년 충남에서는 보령 갯벌에서 쏙이 대량 발생한 이후 바지락 생산이 20091,734톤에서 201189톤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피해 대책을 요구했다.

이제까지 쏙을 제거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쏙 제거 경운장비다. 2회 연속 경운 시 쏙의 70% 이상이 제거된다. 다만, 장비 자체 무게가 나가다보니 지반이 약한 갯벌에서 작업이 곤란한 문제가 있다. 게다가 대부분 어촌계가 자체 장비를 구입하거나 운용할 능력이 부족하다.

가령 쏙 잡기 갯벌생태 체험을 진행할 수 있다. 서해안에서는 끝이 뭉툭한 나무 막대기를 구멍에 넣고 빠르게 잡아당기면 쏙이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남해안에서는 굴 입구의 흙을 걷어내고 된장과 젓갈을 섞어 뿌린 후 구멍에 붓털을 밀어 넣고 조금씩 움직인다. 쏙이 붓털을 잡으면 천천히 잡아당기면 된다.

쏙은 다양하게 먹을 수도 있다. 201712, 식품원료로 등록됐으며, 단백질과 지방산, 아미노산, 비타민E가 풍부하다. 튀김이나 찜, 무젓, , 젓갈, 쏙된장국 쏙라면 등으로 먹을 수 있다. 농어나 돔 등 낚시 미끼로도 유용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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