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미세먼지로 인해 뿌옇던 하늘이 최근 코로나19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산업 활동이 중단 되면서 모처럼 파란하늘을 되찾았다. 하지만 한시적인 상황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이에 독일, 중국, 홍콩, 미국 등 인구밀도가 높은 산업도시에서 바람길을 반영해 도시 내 미세먼지를 빠르게 순환시키는 방법을 채택했다. 미세먼지 대응에 국민 만족도가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도 바람길 조성을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바람길은 녹지와 물, 오픈 스페이스를 활용해 산이나 바다의 신선한 공기가 도시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물리적인 공간을 말한다. 주로 산업이 고도화된 도시, 특히 자동차와 공장에 의해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이 많은 도시의 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에 바람길을 도입한다. 바람길은 기상조건에 따른 풍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지형과 토지피복에 의해 발생하는 지역의 바람 순환 체계를 이용하는 것이다.

 

숲이 대상지를 둘러싸는 형태로 배치하고, 도시 내부에 녹지를 마련한다. 또한, 도시 중심으로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의 건물 간격과 층수를 제한한다. 이렇게 조성된 바람길은 자연지역에서 생성된 신선한 공기가 도시 내로 유입되 도시의 환기와 미세먼지 분산에 기여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예보는 PM10을 기준으로 한다. PM은 지름 10이하인 먼지로 거대분진이다. 국토연구원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환경계획 연구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점차 대기질이 개선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초미세먼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되었다. 먼지 입자가 작으면 작을수록 호흡기에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에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국가측정망에서 초미세먼지 농도 측정을 시작했다. 현재 초미세먼지 대기환경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월평균 초미세먼지는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많았고, 수도권에 에너지 산업 연소, 인구밀도, 교통량으로 수도권과 수도권 인근 지역의 농도가 더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세종시를 대상으로 한 바람길 모의실험을 통해 대기 환경의 변화 양상과 일몰 후 찬 공기의 흐름, 건축물 배치와 미세먼지 농도와의 상관성을 조사했다.

 

연구결과, 비교적 지형이 평탄한 지역과 하천은 풍속이 강해 공기의 순환이 빠르게 진행됐고, 신도시나 대규모 공동주택이 밀집된 지역은 주풍의 방향과 풍속의 변화가 복잡해 풍속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몰 후 주변 산지에서 생산되는 차갑고 신선한 바람은 하천과 도로를 따라 이동했으나, 블록 단위의 건축물에서는 바람장이 변해 미세먼지 농도와 상관성이 높았다.

 

이에 차갑고 신선한 공기가 생성되는 지역을 보전해 향후 도시계획 수립 시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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