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NASA 인스타그램, 픽사베이)
(출처=NASA 인스타그램, 픽사베이)

어릴 때 과학만화를 보면서 신기하게 다가온 점이 있었다. 바로 우주비행사들은 알약을 먹고 비행을 한다는 점이었다. 중력의 영향으로 우주에서 밥을 먹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2021년 지금도 우주에서는 알약만 먹고 식사를 마칠까? NASA와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따르면, 우주식량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우주식량의 필수 요건

(출처=NASA 인스타그램)
(출처=NASA 인스타그램)

 

CNN 사라 그레이스 망카리어스는 우주 식량은 '진공 포장한 동결건조 나폴리식 아이스크림 조각'으로 한정되어 있다고 저술한 바 있다. 우주비행사의 영양 유지를 위해 필요하지만 중력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우주 비행사에게 필요한 열량에는 차이가 있다. 보통 체구가 작은 여성과 체구가 큰 남성의 일일 권장 열량은 1,900칼로리와 3,200칼로리로 규정한다.

우주라는 곳은 식량을 제때 보급받기 어려운 장소다. 장기간 보관하고 먹을 수 있도록 건조 또는 진공포장이어야 한다. 기존에는 국물이나 가루로 된 음식은 배제되었다. '우주 아이스크림'NASA가 너무 부스러기가 많이 생긴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작 우주 공간으로 나가지는 못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부스러기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나사는 아이스크림을 미세중력 상태로 가져가고 우주에서 음식을 소비할 수 있게 되기까지 12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우주 식량은 가볍고 조리 및 섭취가 간편하며 부스러기가 생기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며 영양가가 충족되어야 한다.

우주비행사는 우주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근육에서 질소가 뼈에서 칼슘이 빠지게 된다. 이에 우주식량은 칼슘과 칼륨을 보충할 수 있어야 하며 적은 양으로도 영양소를 많이 섭취할 수 있어야 한다.

우주 식량의 역사

우주에서의 첫 식사는 러시아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에게 돌아갔다. 가가린은 짜낼 수 있는 치약 형태의 튜브에서 고기 퓌레를 짜내고, 이어서 초콜릿 소스 튜브를 짰다.

1962, 존 글렌은 우주에서 식사를 한 최초의 미국인에 등극했다. 글렌은 알루미늄 튜브에서 짜낸 고기 퓌레와 채소를 먹었다. 글렌과 다른 수성 우주 비행사는 미세 중력 환경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생리학을 최초로 실험한 사람들이다.

나사는 또한 분쇄한 콘플레이크와 밀을 한 입 크기 덩어리로 빚었다. 젤라틴으로 감싸서 부스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가가린 및 동료 우주 비행사는 진공 포장한 동결 건조 식품을 섭취했다. 동결 건조를 거치면 식재료의 영양가를 보존할 수 있지만 재수화시키기가 번거롭다.

다시 음식 형태로 만들려면 노즐을 통해 물을 주입한 후 팩을 반죽해야 했다. 그런 다음 바로 입 속으로 짜넣는 형식이다. 먹고 나면 미생물이 번식하는 일이 없도록 빈 통 안에 살균 정제를 넣는다.

1960년대 중반이 되자 우주 임무는 2주일까지 길어졌다. 음식 섭취에 있어서 실험성보다 영양 유지 면을 강조하게 되었다. 분량 또한 무게가 훨씬 적도록 제작해야 했다. NASA에 따르면 제미니 7호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의 음식 공급은 하루에 0.77kg, 110입방인치로 제한되었다

1969, 우주 공간에서의 음식 섭취가 크게 발전했다. 국립 항공 우주 박물관에 따르면 배급량이 하루 2,800칼로리로 늘어났다. 온수 디스펜서도 설치되었다. 그 전까지 제미니 호 우주 비행사의 식량 배급량은 단백질 17%, 지방 32%, 탄수화물 51%로 이루어진 2,500칼로리에 불과했다. 정상적인 섭취량인 3,00칼로리보다 적은 양이었다.

재수화할 필요가 없는 웻팩(Wetpack)이 등장했다. 열적으로 안정화되어 수분 함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이다. 웻팩은 일반 음식과 아주 비슷하지만 둥둥 떠 다니지 않도록 점도가 조금 높다.

식료품 저장고 개념이 도입되면서 우주 비행사의 엄격한 식사 계획에도 융통성이 생겼다. 음료와 디저트, 수프, 한 입 크기 음식을 '사전포장을 거친 보충 음식'으로 칭하며 우주에 가져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달을 걸었던 아폴로 11호의 우주 비행사는 NASA가 제공한 70종의 음식 가운데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당시 우주 비행사는 과일 케이크와 소고기 스튜, 베이컨, 포도 펀치 등을 먹었다

2021년 우주식량

우주 비행사는 발사 6개월 전에 존슨 스페이스 센터 푸드 랩에서 200종의 음식을 맛보고 평가하는 기간을 가진다. 제니퍼 르바서 스미소니언 국제 항공우주박물관 큐레이터는 우주 비행사는 각각 개별 트레이를 할당받는다고 설명한다. 트레이에 담긴 음식 중에서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르는 것이다. 간식과 앙트레, 양념도 요청할 수 있다.

가령 2008년 한국의 이소연 우주비행사는 김치를 가져갔다. 김치를 우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식품연구 개발이 이뤄졌고 그후로 불고기나 비빕밥, 미역국도 우주식량으로 개발될 수 있었다. 이제는 우주비행사의 취향, 입맛까지 고려해 개발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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