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계부채 및 美 연준 금리 불확실성도 높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일곱 차례 연속 동결이다.

한은 금통위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올해 2월부터 7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치솟는 가계부채와 꺾이지 않은 물가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이지만, 경기 부진과 취약차주 등 금융 불안정에 대한 경계심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움직이기 보다는 관망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미 연준의 긴축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11월 FOMC 이후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훌쩍 커졌지만, 연준은 여전히 고물가를 경계하며 긴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여기다 한은은 내년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소폭 내려 잡았다.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에 주요국들의 경기 냉각 우려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높여 잡았다. 최근 꺾이지 않는 물가에 따른 물가 목표 시점 지연 가능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기준금리 이후 발표한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1%로 제시했다. 지난 8월 발표한 내년 전망치 2.2%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유지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수출 부진 완화에도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의 경기 냉각 조짐에 다이나믹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4%에서 2.6%로 올려잡았다. 올해 물가 예상치도 종전 3.5%에서 3.6%로 소폭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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