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셔터스톡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 막대한 양의 수은이 대기와 생태계에 방출돼 사람에게까지 이르는 먹이 그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북극 영구 동토층에 천연 자원으로 쌓여 있는 수은의 양은 사람이 지난 30년 간 석탄을 태우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배출한 오염 물질보다 10배 많을 수 있으며, 북극 영구 동토층에는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은 수은이 묻혀 있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콜럼비아대학 국립 빙설자료센터(NSIDC) 연구팀은 조사 결과, 북극 영구 동토층에 묻혀 있는 수은의 양이 5,800만리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북극 외 지역의 토양, 해양, 대기에 포함된 수은의 양을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나 많은 것이다.

영구 동토층은 2,279만 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육지로 이뤄져 있다. 이는 지구상 노출된 지표면의 약 24%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알래스카 각지에서 13개의 영구 동토층 토양 핵을 시추해, 각 샘플에 들어 있는 수은과 탄소의 총량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13개 샘플의 구성 성분의 분석 내용을 토대로 북미 영구 동토층에 793기가그램의 수은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 북반구 영구 동토층은 2100년까지 30~99%가 소실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유콘강 부족간 분수령 위원회(Yukon River Inter-Tribal Watershed Council)의 과학 책임자인 에다 머터는 영구 동토층에 묻혀 있는 수은이 인근 수역으로 흘러 들어가 메틸수은으로 변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틸수은은 동물들에게 선천적 기형과 운동 장애를 일으킨다. 머터는 메틸수은에 오염된 먹이 사슬이 미생물로부터 사람에게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구 동토층에서 수은이 배출되면 처음에는 북극 거주민들과 야생동물들이 수은에 중독된 후 결국에는 전 지구 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 지구물리학회 학술지인 '지구물리학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됐다.

방출된 수은이 기화된 후 육지나 물에 스며들면 육지 및 해양 생물이 이를 흡수하고, 먹이 사슬을 따라 사람의 식품에도 포함된다.

특정 형태의 수은은 강력한 신경독으로 작용해 성장기 아이들의 뇌 발달, 인지 능력, 기억력, 언어 능력, 시각과 운동 능력을 저해한다. 체내에 과도한 양의 수은이 축적되면 성인들도 시력, 언어 능력, 근육 운동이 저하된다. 수은은 또한 면역계와 생식계를 손상시키며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어린이와 임산부는 가급적 참치나 황새치 등 수명이 긴 생선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생선 외에도 수은은 오염 지역으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서식하는 조류, 바다표범, 바다코끼리, 북극곰, 고래의 체내에도 축적된다. 이로 인해 사냥으로 식량을 얻는 북극 원주민들의 혈중 수은 함량이 세계 어느 지역보다 높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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