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버려지는 낙엽을 이용해 전자제품 콘덴서로 개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중국 산둥 칠루 기술대학교는 벽오동 나무의 낙엽을 다공질 탄소 물질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다공질 탄소 물질은 전자제품의 콘덴서로 활용될 수 있다. 이 연구는 학술지 <재생 및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실렸다.

중국 북부는 낙엽수인 벽오동 나무를 가로수로 심은 탓에 가을이면 길가에 낙엽이 쌓여 몸살을 앓는다. 겨울에 낙엽을 태워 없애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대기오염을 유발해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 다공질 탄소 미립자를 전자주사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출처=홍팡 마, 칠루 기술대학교)

나뭇잎을 가공해 전극에 활성물질로 넣어 사용하겠다는 이 아이디어는 분쇄-가열-수산화칼륨 처리-재가열의 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완전히 마른 나뭇잎을 그라인더에 넣어 파우더로 만든 후, 섭씨 220도에서 12시간 동안 가열한다. 탄소 미립자로 구성된 파우더로 만드는 과정이다. 탄소 파우더를 수산화칼륨 용액으로 가공한 후, 450~800도까지 온도를 높여가며 가열하면, 최종적으로 검정색 탄소 파우더가 탄생한다.

이 탄소 파우더는 표면 구조가 매우 우수해 전기적 속성을 갖기 쉽다. 화학적으로 민감한 탄소의 표면에 수많은 동공이 안정적으로 배열되기 때문이다.

이후 연구진은 동공이 생긴 미립자가 전자 기기에서 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전류-전압 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 탄소 미립자가 콘덴서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추가 실험 결과에서도 탄소 미립자는 정전용량이 g당 367패럿으로 나타났다. 그래핀을 콘덴서로 썼을 때보다 3배 이상 더 높은 수치다. 고성능 콘덴서로서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콘덴서는 두 개의 도체 사이에서 전하를 붙잡아둠으로써 에너지를 저장/조절해 주는 부품이다. 고성능 콘덴서는 일반적인 콘덴서보다 에너지를 10~100배가량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다. 전하를 받아서 전달하는 속도도 일반적인 재충전용 배터리보다 훨씬 빠르다. 그런 점에서 고성능 콘덴서로 사용 가능한 물질은 에너지 저장 수요가 높은 IT업계나 자동차업계가 특히 선호한다.

▲ 공정 과정

칠루 기술대학교의 홍팡 마 박사 연구진은 바이오매스 폐기물을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 외에도 감자 찌꺼기, 옥수수 짚단, 소나무, 볏짚 등 각종 농업 폐기물을 탄소 물질로 개발한 바 있다.

벽오동 나무로 만든 다공질 탄소 미립자는 다른 바이오 폐기물로 만든 탄소 파우더보다 고성능 콘덴서로서의 특성이 훨씬 우수했다. 안정적인 동공 구조 때문으로, 구조가 안정적이면 전해질 이온과 탄소 표면의 접촉을 촉진할 수 있다. 탄소 표면에 이온을 전달 및 확산시키는 성질도 우수하다.

마 박사 연구진은 다공질 탄소 물질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공정 과정을 최적화하고 도핑이 가능하도록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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